(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리라화 가치 급락과 심각한 인플레이션 위기 와중에 중앙은행 총재를 전격 교체했다.
AFP·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은 이날 관보에 게재한 대통령령을 통해 무라트 우이살 총재를 해임하고 나지 아발 전 재무장관을 새 총재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대통령령은 우이살 총재를 재임 16개월 만에 경질한 이유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신임 총재 아발은 2015~2018년 재무장관을 지내고, 대통령행정실 전략·예산실 실장으로 재직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무라트 체틴카야 전 중앙은행 총재의 기준금리 인상에 불만을 표시하며 그를 우이살로 교체한 바 있다.
이번 인사는 터키 통화 리라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인플레율이 줄곧 두 자리 대에 머물려 경제에 위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취해졌다.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올해 들어 근 30% 가까이 하락했다. 리라화 환율은 전날 역대 최고 수준인 달러당 8.58 리라까지 올랐다.
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1.89%를 기록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달 말 리라화 가치 진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기존 10.25% 수준에서 동결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일반적으로 기준 금리를 올리면 외화 대비 자국 통화의 가치가 높아지고, 기준 금리를 낮추면 자국 통화의 가치는 낮아진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러나 줄곧 고금리가 물가 인상을 유도한다는 독특한 주장을 펴며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해 왔다.
그는 지난 주말에도 터키가 이자율, 환율, 인플레이션 등의 '3대악'과 싸우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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