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효과' 원화강세 전망…외국인 한국증시 복귀 기대감↑

입력 2020-11-08 06:07   수정 2020-11-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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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효과' 원화강세 전망…외국인 한국증시 복귀 기대감↑
외국인, 11월 2.1조 순매수…'28조 매도 되돌림'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달러 약세·원화 강세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올 한해 한국 주식을 28조원 가까이 내다 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2조원 넘게 사들이자 원화 강세를 타고 외국인이 한국 증시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코스닥에서 2조1천250억원을 순매수했다.
앞서 외국인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지난 1월과 7월을 제외한 나머지 8개월간 계속 한국 주식을 팔아치워 연초 이후 현재까지 총 27조8천1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외국인의 한국 증시 이탈 흐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규모 재정적자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지지해온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달러 약세·원화 강세 추세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상당 부분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통상 달러 약세·원화 강세 환경에서는 환차익에 민감한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초반 우세해 보였던 지난 4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3.6원 오르고 외국인은 코스피·코스닥 주식을 2천74억원 순매도했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가 승기를 잡은 5~6일 이틀간 원/달러 환율은 17.3원 떨어져 약 1년 9개월 만의 최저치인 1,120.4원으로 마감했으며, 증시에서도 외국인이 5일 1조4천11억원, 6일 4천599억원을 순매수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 투자전략팀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재정확대·통화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 경제만이 아니라 다른 주요국 경기도 함께 회복하면서 일방적인 달러 강세가 어려워지는 큰 흐름이 내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그간 달러 약세·원화 강세에도 코로나19의 불확실성,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보호무역주의 등 요인으로 글로벌 자금이 미국 이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았지만, 미 대선이 끝나면서 이런 걸림돌이 하나하나 풀려가는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돼도 경기부양책이 결국 통과될 것인데다가 미국 통화 증가율이 여전히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압도하고 있다"며 "따라서 달러 약세 환경이 지속하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훨씬 적은 한국·중국의 원화·위안화 강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간 위안화 강세 시기에는 항상 신흥국·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대규모 글로벌 자금이 유입된 바 있다"며 "증시가 외국인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 한동안 개인에 밀렸던 외국인 수급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대선과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차지하는 '블루 웨이브' 가능성이 극적으로 열리면서 대규모 재정적자·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 의원 선거 결과 민주당이 절반(50석)에 2석 못 미치는 48석을 확보한 가운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거치는 조지아주의 2석이 모두 결선 투표에 가게 됐다.
만약 내년 1월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이 2석 모두 승리하면 50석을 확보해 공화당과 동률이 되며, 이 경우 의장을 겸하는 부통령이 1표를 행사해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
유승민 팀장은 "블루 웨이브가 현실화하면 민주당 정부가 원하는 규모의 재정확대가 가능해진다"며 "결국 달러 약세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달러 약세로 외국인이 본격적인 한국 증시 비중 확대에 나설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간 한국 주식을 워낙 많이 팔았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 살 수 있는 여력은 풍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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