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교수팀, 250여개 희귀질환 진단 검사법 개발
최소한의 혈액 사용…신생아 집중치료실 환아에게도 적용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유전성 희귀질환은 조기에 진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환자 수는 적고 증상은 다양한 희귀질환의 특성 탓에 진단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희귀질환의 정확한 진단에는 평균 7년 이상 소요된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유전성 희귀질환 250여 종을 일주일 만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했다.
서울대병원 채종희 정밀의료센터장 연구팀과 메디사피엔스는 250여 종의 유전성 희귀질환을 7∼10일 이내에 쉽고 빠르게 진단하는 검사법(NEOseq-ACTION)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기존에 신생아 선별검사에 쓰였던 탠덤매스(TMS)에서는 대사 질환을 중심으로 50여 종만 확인할 수 있었으나 그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새로운 검사법은 진단할 수 있는 희귀질환 수를 늘렸을 뿐만 아니라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는 신생아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병원은 설명했다.
탠덤매스 검사의 경우 출생 후 집중치료실이나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환아에겐 활용이 어려웠다. 모유 수유나 대사활동을 전혀 할 수 없어 정확한 검사 결과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새 검사법은 최소량의 혈액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검사를 하기에 중증 신생아도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임상시험 결과, 전체 47명 중 10명의 어린이가 해당 검사법으로 유전질환을 진단받아 실제 치료에 들어갔다. 이 검사법은 서울대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과 어린이중환자실 어린이부터 적용하기 시작해 향후 여러 병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채 센터장은 "병원·연구팀·산업체의 협업으로 희귀질환 분야 현장의 문제를 해결했다"며 "치료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유전성 희귀질환의 경우 조기진단으로 환자의 예후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는 "이 기술은 희귀질환 최종 진단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축적된 환자의 임상 및 유전체 정보는 희귀질환 신약 및 치료 방법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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