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희소식에 디즈니·우버 주가 '껑충'…줌·아마존 '급락'

입력 2020-11-10 08:26  

백신 희소식에 디즈니·우버 주가 '껑충'…줌·아마존 '급락'
부진하던 여행관련 크루즈선사·항공사들 주가도 급등
"투자자들, 코로나19 수혜 IT주→경제재개 수혜주 옮겨가"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에 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는 그동안 부진했던 여행·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가 치솟았다.
반면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려온 온라인 화상회의 업체 줌 비디오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등의 주가는 줄줄이 하락했다.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의 1위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우버의 주가는 이날 7.3% 상승한 채 마감했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공모가인 45달러를 넘어선 48.18달러로 장을 마쳤다.
우버로서는 겹호재다. 우버 주가는 지난주에도 34%나 치솟았다.
11·3 미국 대선에서 이 회사 운전사들을 직원으로 분류하도록 한 캘리포니아주 법안으로부터 우버가 면제를 받도록 해달라는 주민발의안 '프로포지션 22'가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버나 동종업체인 리프트, 음식 배달업체 도어대시 등 이른바 공유경제 업체들은 앞으로도 운전사나 음식 배달원을 직원으로 분류해 유급휴가, 고용보험 등의 혜택을 주지 않아도 된다.
두 분기 연속으로 매출액이 줄었다는 우버의 3분기 실적이 지난주에 나왔지만, 시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CNBC는 이날 주가 상승이 "차량 공유 같은 서비스 수요가 곧 강하게 회복할 수 있다는 낙관론" 덕분이라고 풀이했다.
우버 경쟁사인 리프트의 주가도 이날 26.3% 폭등으로 마감했다.



엔터테인먼트 공룡 디즈니도 백신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이날 뉴욕 증시에서 11.9%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디즈니는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지의 테마파크와 영화 스튜디오 사업 등이 큰 손실을 겪어왔다.
9월 말에는 테마파크와 소비자 제품 부문에서 2만8천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크루즈 선사·항공사 등 여행관련 업종도 백신 낭보에 주가가 상승했다.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인 카니발은 하루에만 39.3% 올랐고, 노르웨이 크루즈라인은 26.8%, 로열캐리비안은 28.8% 각각 상승했다.
또 아메리칸항공은 15.2%, 사우스웨스트항공은 9.7% 오른 채 장을 마쳤다.
반면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으로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었던 줌 비디오나 아마존 등의 주가는 급락했다.
줌 비디오의 주가는 17.4% 주저앉았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5.1%,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8.6%, 캐나다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는 13.6% 각각 떨어졌다.
줌 비디오의 주가는 이날 증시 개장 전까지만 해도 올해 들어 무려 635%나 상승했고, 아마존과 넷플릭스도 각각 79.2%, 59.1%나 올랐다.
CNBC는 그동안 사람들이 집에 머물게 됨에 따라 수혜를 본 줌 비디오 같은 정보기술(IT) 주식을 쌓아뒀던 투자자들이 경제 재개로 혜택을 입을 기업을 향해 다시 몰려갔다고 풀이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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