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의 효과를 냈다는 소식에 인터넷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 10일 주식시장에서 한국판 뉴딜 선도 기업 중 인터넷 산업군 내 10곳으로 구성된 'KRX 인터넷 K-뉴딜 지수'는 전날보다 91.77포인트(3.72%) 내린 2,378.24로 마감했다.
특히 케이엠더블유(1.44%), 서진시스템(4.65%), 유비쿼스홀딩스(0.00%) 등 통신장비 업체를 제외하고 네이버(-5.03%), 카카오(-4.17%), 더존비즈온(-4.61%), NHN한국사이버결제(-6.50%), 아프리카TV(-4.52%), KG이니시스(-2.95%) 등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수에 속한 이들 10개 기업의 합산 시총은 88조5천283억원으로, 하루 새 4조663억원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 일간 기준 최대 감소 폭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비대면 수혜주에 쏠렸던 시장의 관심을 그간 소외됐던 여행·항공·정유 등 이른바 컨택트 업종으로 옮겼다는 분석이다.
올해 연저점인 지난 3월 19일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68.3%, 96.3% 오르는 사이 'KRX 인터넷 K-뉴딜지수'는 112.7% 상승했다.
다만 인터넷 기업들 주가가 단기 조정은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전 부문이 인터넷과 결합하는 큰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시각도 나온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시장에는 테마와 쏠림 현상이 있기 때문에 오늘 화이자 백신 개발로 그동안 소외됐던 주식의 주가가 올라가고 주목받았던 기업들의 주가가 내려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다만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갑자기 오른 게 아닌, 단지 코로나19로 더 앞당겨졌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클라우드·빅데이터 등에 의해 금융·교육·의료·모빌리티 등까지 모두 인터넷과 연결되고 있다"며 "시장 테마와 무관하게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는 수급 면에서 주가가 부진할 수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기존에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코로나19로 속도가 가속화됐을 뿐이지, 변화된 사람들의 행동 양식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다시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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