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차이나 그룹 주도 컨소시엄에 16조8천억원에 매각"
"반도체 공급난에 중저가 대신 프리미엄 브랜드에 집중 포석"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의 제재로 궁지에 몰린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Honor·중국명 영요<榮耀>)'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아너 사업 부문을 중국의 정보기술 서비스 회사인 디지털 차이나 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1천억 위안(약 16조8천억 원)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컨소시엄에는 선전(深천<土+川>)시 정부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브랜드, 연구개발(R&D), 공급망 관리를 포함한 아너의 자산 일체를 한꺼번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너의 경영진과 8천 명 가량 되는 인력도 모두 승계하는 조건이다.
화웨이는 아너 매각과 관련한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2013년에 설립된 아너는 화웨이가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아너의 중저가 스마트폰은 평균 150∼220달러의 수준에 팔려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화웨이가 아너를 매각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규제로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중저가 스마트폰 제품을 포기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인 카날리스의 모자 애널리스트는 SCMP에 "화웨이는 반도체 공급 부족 때문에 제한된 수의 스마트폰을 팔아야 한다면 아너가 아니라 화웨이 브랜드에 우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너의 매각 협상은 미국 정부의 반응을 시험하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가 아너에 대해서도 규제할지 아니면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공급망 접근을 허용할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작년 5월부터 안보상의 이유로 자국 기업들에 대해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때 허가를 받도록 규제를 개시했다.
또 올해 5월부터는 미국의 장비를 사용해 부품을 생산한 외국 기업에 대해서도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때 미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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