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지난달 취업자 수가 6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통계청 월별 고용동향에 따르면 10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42만1천 명 감소했다. 코로나 1차 확산으로 고용 한파가 몰아쳐 47만6천 명이나 급감했던 4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취업자가 3월 이후 8개월 연속 줄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8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기간의 감소를 기록한 것도 심상찮다. 실업자 수는 102만8천 명으로 두 달째 100만 명 이상을 이어갔고, 실업률도 3.7%로 10월 기준으로는 2000년 10월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았다.
고용 한파가 이처럼 길어지고 깊어지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코로나 확산이 장기화하고 있어서다. 음식·숙박업(-22만5천 명)이나 교육서비스업(-10만3천 명)에서 취업자가 많이 줄어든 것도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관련 수요가 격감해서일 것이다. 국가 경제와 가계를 떠받치는 30∼40대 취업자(-43만2천 명)가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이나 임시직·일용직이나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취업시장에서 밀려나는 패턴은 여전했다. 서비스업보다 코로나 고용 한파에 덜 민감한 것으로 평가받던 제조업 분야 취업자까지 10만 명 가까이 줄어든 것은 고용 상황이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제조업 분야 취업자는 수출이 줄어든 업종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결국 취업자 감소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맞물린 외식·여행·모임 자제 등에 따른 내수 격감과 해외 주요 시장의 코로나 확산에 따른 수출 감소의 영향이 컸던 셈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불어닥친 고용 시장 한파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위태위태한 수준을 이어가는 코로나 상황이 악화한다면 3분기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가 깜짝 반등하며 기대감을 키웠던 경기회복의 조짐이 사그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다행히 한국은 코로나가 다시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해 선방하고 있다고는 하나 마지막까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는 것은 역시 코로나 방역일 것이다. 최근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다소 진폭은 있으나 거의 세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겨울철 독감까지 더해지면 소비 주체들의 경제활동이 위축돼 경기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경기가 위축되면 더 매서운 고용 한파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들어설 수도 있다. 지금은 우리가 하기에 따라 경기 악화냐 개선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형국이다.
코로나 고용 한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근본 원인인 코로나를 종식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코로나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코로나를 퇴치한다는 것은 희망 사항일 뿐이다. 코로나가 더는 확산하지 않도록 방역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실업자 구호와 피해 업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정책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펴 코로나 피해의 후속 대책을 제때 마련해 시행하는 것이 지금 정책 당국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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