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주장했다고…홍콩 입법회 의원 4명 의원직 박탈

입력 2020-11-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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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주장했다고…홍콩 입법회 의원 4명 의원직 박탈
홍콩매체 "중국, 홍콩 입법회 의원에 '애국심' 의무화 결의"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정부는 11일 관보를 통해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입법회 의원 앨빈 융·쿽카키·데니스 궉·케네스 렁의 의원직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홍콩 정부는 이들 네 의원이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고 외국 세력과 결탁해 국가안보를 해쳐 이미 지난 7월 제7대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선거 출마 자격이 박탈됐다고 설명했다.
홍콩에서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관위의 후보 자격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선관위는 해당 후보가 홍콩 헌법인 '기본법'을 지지하고 홍콩 정부에 충성하는지 등을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당시 홍콩 선관위는 최소 16명의 민주파 후보들에게 '충성 질의서'를 보내 이들이 지난해 미국을 방문해 미국 관리와 의원들에게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 제정을 촉구한 것 등을 문제 삼았다.
홍콩은 애초 9월 6일 제7대 입법회 선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7월 31일 선거를 1년 뒤로 전격 연기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8월 11일 제6대 홍콩 입법회 의원들의 임기를 제7대 입법회 임기가 시작될 때까지 연장했다.
이 과정에서 선거 출마 자격을 박탈당한 이 네 의원의 입법회 잔류 여부가 추후 논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이날 오전 홍콩 의회인 입법회 의원들에 대해 '애국심'을 의무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애국심 의무규정이 신설됨에 따라 홍콩 정부가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의원들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SCMP는 결의안에서 규정한 애국심은 1984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정한 '중국에 대한 존경, 중국의 홍콩에 대한 통치권 회복 지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지 않는 일'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 정치평론가 소니 로는 블룸버그통신에 "야당 의원들에게는 협조하거나 아니면 입법회에서 쫓겨나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우리는 입법회가 향후 친정부 의원들로만 채워지는 시나리오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홍콩 야권 의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네 의원의 의원직이 박탈될 경우 동반 사퇴를 하겠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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