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멸종되면 백신도 만들 수 없어" 경고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4억5천만 년 가까이 지구에서 생존해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투구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인해 멸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매년 제약회사들은 백신 제조를 위해 수십만 마리의 투구게를 잡아 피를 뽑은 뒤 다시 바다로 돌려보낸다. 바다로 보내진 투구게 중 상당수는 죽어버린다.
청색을 띠는 투구게의 피는 세균을 매우 민감하게 탐지할 수 있어, 백신의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미국 몰로이 칼리지 존 태나크레디 환경 연구 및 바다 해양 모니터링 연구소 소장은 "제약회사가 박테리아성 오염 물질을 검출하는 LAL(Limulus Amebocyte Lysate) 검사를 위해 투구게를 키워 채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백신 제조의 핵심이다. 그런데 수십억 회 분량이 필요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경우, 이를 위해 희생되는 투구게의 수가 급격히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투구게가 아직은 멸종위기 수준에 접어들진 않았지만, 개체 수가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복수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동부의 델라웨어만에 서식하는 투구게는 1990년대 124만 마리에 달했으나, 지난해엔 불과 33만5천 마리만 사는 것으로 추정됐다.
태나크레디 소장은 미국 남동부 뉴욕주의 롱아일랜드 해변 사는 투구게의 수도 줄어들고 있으며, 연구소가 관찰한 해변 115곳 중 75곳에서 투구게 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소장은 "투구게와 같은 생명체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투구게가 멸종해)LAL 검사가 없어지면 이번 대유행을 종식할 백신 수십억 개도 만들 수 없다"고 경고했다.
ku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