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온' 바이든의 남자 클레인…오바마 '에볼라 차르'(종합)

입력 2020-11-12 12:11   수정 2020-11-12 17:07

'집으로 돌아온' 바이든의 남자 클레인…오바마 '에볼라 차르'(종합)
20대 바이든 비서관으로 31년 인연…앞선 두 차례 대선 도전때도 캠프 활약
부통령 시절 초대 비서실장 이어 2연속 첫 '바이든 비서실장' 타이틀
대선 당선 일등공신 …바이든 신뢰 표시에 "영광, 내 모든 것 다할 것"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홍준석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론 클레인(59)은 바이든 당선인의 눈빛만 봐도 그의 의중을 알 수 있는 '30여년 복심'으로 통한다.
앞선 두차례 대권 도전에 이어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캠프에서 활약, '삼수'에 나선 주군이 백악관에 입성하는데 큰 공을 세운 일등 '개국공신'이다.
바이든 당선인과 클레인 비서실장 내정자의 인연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20대의 클레인 내정자는 델라웨어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 당선인과 의원과 비서관으로 정치권에 발을 디뎠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첫 비서실장을 지낸 데 이어 이번에는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발탁될 만큼 신뢰가 깊고, 의중을 잘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레인 내정자는 지난 1988년, 2008년 대선에 도전했던 바이든 당선인 캠프에도 참여했다. 앞서 80년대 후반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법사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그의 수석비서관이었다.
양측의 인연이 30년 넘게 이어진 셈이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클레인 내정자가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클레인 내정자가 빌 클린턴 행정부 때는 앨 고어 당시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또 지난 2016년 대선 때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 캠프에 몸담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성명에서 "론은 나와 오랫동안 같이 일하면서 매우 귀중한 인재로 지난 2009년 경제 악화와 2014년 보건 위기 때 같이 위기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클레인 내정자는 트위터에 "대통령 당선인의 신임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내 모든 것 다해 능력 있고, 다양하게 구성된 백악관팀을 이끄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클레인 내정자의 초대 비서실장 낙점을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식을 트럼프 행정부와 차별화하려는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클레인 내정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대해 특히 비판적이었다"며 "클레인 내정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영상이 대선 기간 널리 퍼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클레인 내정자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행했을 때는 연방정부의 '에볼라 차르'(에볼라 대책 총괄)를 역임했다.
러시아 제국의 황제를 가리키는 말인 '차르'는 백악관 직속으로 특정 분야 업무를 총괄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감독관을 일컫는 직함으로 쓰여왔다.
그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바이든 캠프에서 대선 토론 준비와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이끄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한편 비서실장은 보통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어려운 역할로도 통한다.
비서실장은 위기 시기에 대통령실의 '문고리'격인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하면서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백악관에서 비선출직으로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상원의 인준 절차는 거치지 않는다.
honk02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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