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결과 못바꾼다' 참모들에 주의회서 '친트럼프 선거인단 뽑을수 없냐' 압박"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대선 결과에 불복해 소송전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뒤집기 어렵다는 점을 알면서도 사실상 불가능한 '재선 시나리오'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참모는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그도 끝났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 개연성이 없는 '백악관 잔류' 시나리오를 하나씩 꺼내 들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불확실한 퇴임 후 미래를 고민하면서도 실낱같은 재선 희망을 완전히 놓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 참모의 전언이다.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 회의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당시 회의에 관해 보고를 받은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다수 보좌관이 올해 대선 결과를 바꾸는 데 성공할 확률은 "갈대만큼 가늘다"고 조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주도의 의회가 핵심 경합주에서 '친트럼프' 선거인단을 뽑아 재선에 필요한 표를 확보하는 방법은 없겠느냐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이 있거나 매우 진지한 성격의 대화는 아니었다고 소식통들이 NYT에 전했다.
지난 7일 백악관 회의에서도 다수의 보좌관이 직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거 결과를 바꿀 확률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이 회의에는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참모들도 참석했다.
신문은 복수의 참모와 대통령 측근을 인터뷰한 결과 가동 중인 거대한 전략이 있는 것은 아니고, 단지 트럼프 대통령은 수많은 지지자의 사기를 계속 높여 앞으로 일어나는 일에 관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미니언 개표기가 자신의 표 수십만장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표로 바꿔치기했다는 글을 전날 트위터에 올리는 등 인터넷에 떠도는 음모론을 활용해 근거 없는 주장을 이어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대통령에게 있지도 않은 선거 사기를 입증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며 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다음 단계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차기 대선 출마 계획을 발표하는 문제에 관해서도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몇몇 측근에게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공인되면 곧바로 2024년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오피스)과 주거동을 오가면서 자신에 관한 뉴스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종종 우울한 기분을 보이지만, 분노로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없다고 참모들이 전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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