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이슬람 지도자 딸 결혼식에 1만명 운집…코로나 과태료

입력 2020-11-16 11:23   수정 2020-11-1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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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이슬람 지도자 딸 결혼식에 1만명 운집…코로나 과태료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강경 이슬람 지도자가 주최한 종교 행사 겸 딸 결혼식에 1만명 안팎이 운집해 주최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건지침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16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강경 이슬람 단체인 이슬람수호전선(FPI) 지도자 리지크 시하브가 14일 밤 자카르타 페탐부란 자택에서 무함마드 탄신일(마울리드) 기념행사 겸 딸 결혼식을 열었다.
시하브는 2016∼2017년 초 중국계 기독교 출신의 당시 자카르타 주지사가 이슬람교를 신성모독 했다며 구속하는데 앞장선 인물로 강경 무슬림 사이에 영웅시되는 인물이다.
그는 음란채팅 등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자 3년 반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에 머물다 이달 10일 자카르타로 귀국할 당시 수천 명의 환영 인파가 공항에 몰릴 만큼 세를 과시했다.



시하브의 귀국이 인도네시아 무슬림의 원리주의 기조 강화 우려를 낳는 가운데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정치권과 대중의 관심이 쏠려 있다.
시하브는 마울리드 기념행사 겸 넷째 딸 결혼식을 열면서 인원수를 제한하지 않고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고 공개 초청장을 보냈다.
이슬람수호전선 측은 시하브 자택 주변에 천막을 치고, 손 씻는 세면대, 화장실, 구급차 등 1만명 이상 인파를 받을 준비를 했다.
해당 단체의 통보를 받은 자카르타 경찰은 시하브 자택 주변 교통 대책을 마련했을 뿐 행사를 금지하지 않았다.



결혼식 당일 운집한 지지자 가운데 상당수가 1m 거리를 지키지 않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도 눈에 띄었다.
방송을 통해 이를 본 자카르타 시민들은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은 모두에게 공통으로 적용돼야 하지 않느냐", "식당 손님은 50%만 받아야 하고 실직자가 넘치는데 시하브는 대중 모임을 주최하고 정부는 이를 수용한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자카르타 당국은 행사 다음 날에서야 시하브 측에 5천만 루피아(4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보건지침 위반 행위가 반복되면 과태료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경고했다.
또 행사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17명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고, 19명에게 물리적 제재를 가했다고 발표했다.
도니 모나르도 정부 코로나19 완화위 위원장은 과태료 부과를 칭찬하면서 "자카르타 주 정부가 행사를 허가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행사가 다 끝난 뒤에 벌금이 무슨 소용이냐",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가 당선에 도움을 준 시하브의 눈치를 본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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