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설립 후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2009년 금융 위기부터 '휘청'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1988년 설립 이후 국내 부동의 2위 대형항공사로 자리를 지켰던 아시아나항공[020560]이 30여 년 만에 경쟁자였던 대한항공[003490]에 통합된다.
대한항공이 1조8천억원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1위 대한항공과 2위 아시아나항공이 하나로 뭉쳐지게 된 것이다.
1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년 초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자회사로 운영한 뒤 1~2년 이내 흡수·통합할 계획이다. 이르면 2022년부터는 아시아나항공의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88년 2월 창립한 아시아나항공은 복수 민항사 체제를 유지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함께 고속 성장했다. 해외여행 때 대한항공 외 다른 항공사를 탈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넓혀줬다.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12월 B737-400 항공기를 처음으로 도입한 뒤 서울~부산, 서울~광주 노선을 시작으로 점차 국내선 운항을 확대했다.
1990년에는 서울~도쿄 노선을 취항하며 본격적인 국제선 운항 항공사로 발돋움했고, 1991년 박삼구 당시 금호기업 사장의 아시아나항공 사장 취임과 함께 서울~미국 로스앤젤레스 노선까지 취항했다.
2003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 항공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하며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위상을 강화했다.
2010년에는 영국 컨설팅업체 스카이트랙스가 승객 투표로 선정하는 올해의 항공사 1위로 선정됐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세계적 여행 전문 잡지로부터 '올해의 항공사' 상을 받으며 차별화된 서비스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무리한 사세 확장으로 아시아나항공도 위기를 맞게 됐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006년 대우건설[047040], 2008년 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했지만, 충분한 자금 없이 무리하게 계열사를 인수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그룹의 차입금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데 이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닥치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아시아나항공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시작된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 관리는 이후 4년간 이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구조조정 방식의 일종인 자율협약 절차를 밟았다.
2014년 자율협약 졸업 이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금호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자금 지원을 이어오면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2016년 5조7천635억원, 2017년 6조5천941억원, 2018년 7조1천833억원, 2019년 6조9천658억원이다.
영업이익도 2016년 2천564억원, 2017년 2천456억원, 2018년 282억원의 흑자를 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4천437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박 전 회장이 작년 3월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특단의 조치를 시행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부터 추진된 HDC현대산업개발[294870](현산)의 인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항공업계 불황으로 결국 올해 9월 무산됐다.
현산의 인수 무산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 놓였고, 3조원 가량의 정부 지원도 받았다.
채권단은 지난해와 올해 아시아나항공에 모두 3조3천억원을 지원했고, 기간산업안정기금 자금 2천400억원도 추가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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