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가고시마(鹿兒島)현의 무인도를 개발해 미군 전투기 훈련장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에 지역 주민들이 집단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가고시마 지역의 한 시민단체는 16일 무인도 마게시마(馬毛島)에 미 항모 탑재기의 육상 이착륙 훈련(FCLP) 비행장으로 쓸 자위대 기지를 조성하는 것에 반대하는 약 30만 명의 서명을 모아 방위성에 전달했다.
반대 서명자에는 마게시마가 속한 니시노오모테시(市) 주민도 6천여 명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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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LP(Field Carrier Landing Practice)는 항공모함에 이착륙하는 조종사의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육지에 만들어 놓은 활주로를 항공모함 갑판으로 상정해 훈련하는 것을 말한다.
주일미군은 원래 수도권인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아쓰기(厚木) 기지에서 FCLP를 했지만, 소음 피해에 시달리던 주민들의 반발로 1991년부터는 도쿄에서 1천㎞가량 떨어진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 이오(硫黃)섬 훈련장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오섬 훈련장은 함재기 주둔지인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기지에서 약 1천400㎞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미군은 조종사 안전 등을 이유로 일본 본토에 가까운 곳에 훈련장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고, 일본 정부는 2011년 이와쿠니에서 약 400㎞ 거리의 마게시마를 FCLP 후보지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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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약 8㎢ 크기인 마게시마의 대부분을 소유한 업체와 매수계약을 체결한 뒤 기지 건설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22년까지 비행장과 관제탑, 통신시설 건설에 착수해 100명 규모의 항공자위대가 운영하는 '마게시마 기지'(가칭)를 조성하고 연간 2개월 정도를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 섬에서 미 항모 탑재 전투기가 본격적인 훈련을 하는 시기를 2025년으로 목표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이끈 시민단체의 야마우치 미쓰노리(山?光典) 사무국장은 "엄청난 소음 피해와 낙하물 위험성 등으로 지역 주민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이 파괴될 것"이라고 FCLP 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교도통신은 마게시마가 속한 니시노오모테(西之表)시의 야이타 슌스케(八板俊輔) 시장도 기지 건설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방위성 당국자는 "지역 주민의 이해와 협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하나하나 설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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