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진지 등 북부 지역 대기오염 극심…공장 재개·난방 요인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스모그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수도 베이징(北京) 등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의 스모그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7일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대기오염방지연합센터는 베이징 등 최소 54개 북부 지역 도시에 대기오염 심각 경보를 발령했다.
대기오염 영향권은 징진지와 허베이(河北)성, 산시(陝西)성, 산둥(山東)성, 산시(山西)성 일대다.
베이징의 경우 17일 오전에 스모그에 비까지 섞이면서 전방 100m도 보기 어려울 정도다.
중국 국가대기오염방지연합센터는 "징진지는 지역은 이달 초중순에 대기오염 현상을 보였으며 오는 2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환경전문가들은 기상 악화와 코로나19 안정 후 산업 활동 및 지역 간 이동 증가, 겨울철 난방이 중국 북부 지역의 대기 오염을 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올해 하반기 들어 사실상 '코로나 승리' 선언을 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대부분 회복했으며 지역 간 봉쇄가 풀리면서 차량 운행이 급증했다.
또한, 중국 북부 지역의 경우 지난 15일부터 중앙난방이 일제히 시작되면서 대기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는 지난 15일 스모그 황색경보를 발령한 뒤 368개 업체의 생산 활동을 중단 또는 제한하도록 했으며 교통과 건설 분야도 공해 유발 요인이 없는지 집중 단속에 나섰다.
문제는 이런 스모그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베이징에 스모그 현상이 발생하면 1~2일 뒤에 서울에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는 동조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중국과학원(CAS) 연구진이 고해상 실시간 측정분석기로 서울 대기 중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중국발 오염물질이 이틀 만에 서울로 유입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도 했다.
베이징 내 한인 밀집지역인 왕징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베이징에서 스모그가 발생하면 그 다음날 서울에도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래서 교민들은 베이징에서 스모그가 심해지면 미리 한국의 지인들에게 대비하라고 알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동북부 지역의 스모그는 바다를 건너면서 약해지는 부분도 있지만 한국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걸로 보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의 정상화가 올겨울 한국과 중국의 대기 오염 관리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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