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부에 없던 고위직 신설…스튜어트, 남은 기간 대중 강경노선 '총대'
반대파 축출 주도 백악관 '30세 문고리' 작품 …레임덕 기간 레거시 대못박기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무부 내에 고위직을 신설, 충성파 낙하산 인사를 내리꽂았다.
남은 임기 동안 대중(對中) 강경 정책들을 밀어붙임으로써 쐐기를 박으려는 대못박기 시도의 일환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인 코리 스튜어트가 상무부에서 수출관리 담당 주무 부차관보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직책은 매슈 보먼 수출 관리 부차관보 보다 높은 자리로, 앞서 대중 온건파로 알려진 리처드 애쉬후 차관보는 지난 7월 사임한 바 있다.
브레이크 없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대중국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임기가 얼마 남지도 않은 대통령이 레임덕 기간 있지도 않은 자리를 만들어 충성파 인사를 심은 '위인설관'인 셈이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필두로 국방부 내 '눈엣가시'들을 줄줄이 내쫓고 그 자리를 강경파 충신들로 채우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 후 인사권의 칼자루를 마구 휘두르고 있는 상황의 연장선 상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선은 보다 강경한 정책들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스튜어트는 조 바이든 새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1월20일 전까지 이 자리에 머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 정책을 밀어붙이는데 총대를 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선 패배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 중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해왔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약 10주간 남은 재임 기간 자신의 유산을 공고히 하고 새 행정부가 정책 흐름을 바꾸기 어렵게 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추가 강경책을 쏟아낼 것이라고 지난 15일 보도한 바 있다.
빌 클린턴 정부에서 상무부 차관을 지낸 윌리엄 라인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이번 인선에 대해 "존재하지도 않는 직이었다는 점에서 기이하다"며 "스튜어트의 기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조치와 관련해 행동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지만, 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한 암시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스튜어트의 기용은 특히 대통령 인사실 주도로 이뤄졌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대통령 인사실은 30세 문고리 권력인 존 매켄티 인사국장이 이끌고 있다. 매켄티 인사국장은 트럼프 행정부 내 반(反)트럼프 인사 솎아내기를 위해 '충성도 검사'를 주도해온 인사이다.
국제 통상 전문 변호사인 스튜어트는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 버지니아 상원의원에 도전했다 팀 케인(민주) 상원의원에게 패배했다. 당시 케인 상원의원은 스튜어트에 대해 "백인 우월주의를 부추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악한 모조품"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는 또한 미국의 인종주의 논쟁을 촉발했던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충돌 사태와 관련, 백인 우월주의 집회 조직을 주도했던 제이슨 케슬러와 함께 그해 2월 한 행사에 참석한 적도 있다.
스튜어트는 노골적인 반(反) 이민파이자 노예제 고수를 주장했던 남부연합 기념물 철거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펴왔다.
상무부와 백악관, 스튜어트 본인 모두 이번 인선에 대해 언급하길 사양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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