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주변 지하수서 자연수준 이상 방사성 물질 검출

입력 2020-11-17 15:02  

후쿠시마 원전 주변 지하수서 자연수준 이상 방사성 물질 검출
오염수에 포함된 트리튬…연구팀 "누출 가능성 감시 체제 필요"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때 원자로 폭발사고가 났던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주변의 지하수에서 자연에 존재하는 수준 이상의 트리튬(삼중수소)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수소 동위원소인 트리튬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배출되는 오염수에 포함된 대표적인 방사성 물질이다.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쇼즈가와 가쓰미(小豆川勝見) 도쿄대 조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013년 12월부터 작년 2월 사이에 후쿠시마 원전 부지 경계로부터 1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지하수를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자연에 존재하는 수준을 크게 웃도는 리터(ℓ)당 15∼31베크렐(㏃, 방사성 물질의 초당 붕괴 횟수 단위), 평균 약 20㏃의 트리튬이 함유된 사실을 확인했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지하수에서 지속적으로 자연 수준 이상의 트리튬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폭발 사고 초기에 원자로 건물에서 새어 나온 오염수가 지하로 퍼졌거나, 2013∼2014년의 저장탱크 누출 사고 때 흘러나간 오염수가 지하로 스며들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지하수의 트리튬 함유량이 정부 배출 기준치(ℓ당 6만㏃)를 크게 밑돌지만 일본에서 통상적으로 검출되는 수준(0.1∼ 0.9㏃)을 웃도는 점을 들어 오염수 누출 가능성에 대한 엄중한 감시 체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방류로 처분할 경우 물로 희석해 기술적으로 제거할 수 없는 트리튬의 농도를 법정 기준치의 40분의 1 수준인 ℓ당 1천500㏃ 미만으로 만들어 방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트리튬 농도를 낮추더라도 방출 총량은 결과적으로 같아지기 때문에 지구촌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보관된 오염수 약 120만t을 기준으로 한 트리튬 함유 총량은 약 860조㏃로 추산되고 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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