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응우옌 또 쭝 베트남 국가 외국어 계획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은 17일 "우리 위원회는 제1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과정 설계를 지도하고 있다"면서 "큰 문제가 없으면 내년에 이러한 교육 과정이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쭝 부위원장은 이날 하노이 국립외국어대에서 사흘간의 일정으로 개막한 '2020 베트남 세종학당 워크숍' 축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베트남에서 제1외국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제2외국어는 중등학교부터 선택과목으로 가르치는 외국어를 뜻한다.
이에 따라 2016년 중등학교 시범교육 과목으로 선정된 한국어가 이르면 내년에 정식 교과로 채택되고, 교육 대상도 초등학생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는 전국 6개 중·고교가 한국어 시범교육 기관으로 지정돼 중고등학생 1천500여 명이 우리나라 말을 배우고 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워크숍 영상 환영사에서 "조속한 시일에 한국어가 베트남의 제2외국어 정규 과목으로 채택되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박노완 주베트남 대사도 축사에서 "한국어가 베트남의 제2외국어 정규 과목으로 조속히 채택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한국어 배우기 열기는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베트남 한국학술연구학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32개 대학에서 한국어를 정규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어 지난 10월 현재 정규 한국어 학습자만 1만6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또 하노이 국립외국어대에 2018년 한국어 석사과정에 개설됐고, 호찌민 국립외국어대와 국립 인문사회대가 한국학 석사과정 개설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대학에서 1994년에 처음으로 한국어 교육을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눈부신 성장이다.
아울러 현지에서 운영 중인 세종학당 15곳에서 작년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수강한 사람이 1만2천명에 달해 76개국, 213개 세종학당 수강생의 1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학원을 비롯한 비정규 한국어 교육시설이 수천 개로 추산된다.
쩐 티 흐엉 하노이국립외국어대 한국어 및 한국문화학부 학부장은 주제발표에서 "한국어 전공 졸업생들은 거의 100% 취업할 수 있고, 급여도 높아 해마다 입학생들의 성적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워크숍 둘째 날인 18일에는 신규 세종학당 지정 설명회와 비대면 교육 관련 연수가 있고, 19일에는 베트남 북부 지역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개최된다.
이어 오는 21일에는 호찌민 교통대에서 호찌민4 세종학당 주관으로 제1회 과거시험 재현행사가 열린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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