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글로벌 경제활동 재개·코로나19 위기관리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김아람 박원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들어 부진했던 국내 상장기업 실적이 3분기에는 회복세를 보였다.
◇ 분기 실적 조금씩 개선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충격에 크게 위축된 기업 실적은 3분기 들어 전반적으로 나아졌다.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90곳(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액(-4.77%), 영업이익(-6.79%), 순이익(-9.44%) 모두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다만 올해 영업이익 증감률 추이를 보면 1분기 -31.20%, 1~2분기 누적 -24.18%, 1~3분기 누적 -6.79%로 회복세가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순이익 증감률도 -47.80%, -34.10%, -9.44%로 감소 폭이 줄었다.
외형과 수익성을 직전 분기인 2분기와 비교해보면 개선세가 더욱 뚜렷하다.
3분기 매출액은 503조1천억원으로 2분기보다 12.19% 늘고 영업이익은 36조4천억원으로 57.78% 증가했다. 순이익도 25조6천억원으로 81.31% 늘어났다.
기저효과에 더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업종인 유통, 자동차, 철강 등의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라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 역시 3분기에 실적이 회복하는 추세를 보였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958사의 3분기 연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50조7천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조8천억원(10.5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조5천억원으로 15.95% 증가했고 순이익은 2조2천억원으로 51.70%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작년 3분기보다 2.18%, 5.47%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은 14.98% 감소했다.
◇ 내년에는 실적 정상화 가능성 기대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3분기에 세계 곳곳에서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국내 상장사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 구조"라며 "2분기 록다운(봉쇄령) 이후 3분기에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반등한 것을 실적 회복 이유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3분기 실적이 좋은 것은 아무래도 수출 때문"이라며 "3분기에는 유럽과 미국의 록다운이 해제되기 시작하면서 우리 수출 기업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들이 길어지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맞춰 적응하려는 노력도 실적 회복에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030610]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실적이 개선됐지만 실적 확장 시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3분기 실적은 팬데믹 상황에서 시작한 글로벌 경기 침체에 우리 상장기업들이 위기관리 체제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교역 환경 등이 정상화하지 않은 단계"라며 "어려운 매크로 환경에서 기업들이 이익 질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코로나19가 계속 변수로 작용하더라도 내년에는 기업 실적 정상화를 기대해 볼만 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서철수 센터장은 "코로나19와 같이 살아간다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내년에 제한된 범위에서 어느 정도는 (경제 활동) 정상화를 이룰 것으로 본다"며 "코로나19가 중요한 변수이긴 하지만 올해만큼 영향력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형렬 센터장도 "내년에는 영업환경과 경제활동에 대한 정상화 시도가 기업에 더 많이 반영될 것"이라며 "실적 장세라는 표현은 시기상조지만 모멘텀 측면에서 정상화 가능성을 엿볼 정도를 기대하는 게 내년 실적의 관전 포인트"라고 평가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