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인종·성비 감안한 '미국 같은 행정부' 공약…백악관 참모 인선도 반영
미국서 백인 점점 줄어 60%·히스패닉 18%·흑인 13%…내각 인선 반영도 관심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2018년 3월 백악관이 배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들의 기념사진을 보면 대부분이 백인이다.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이 몇몇 보이기는 하지만 공교롭게도 맨 끝에 자리를 잡았다.
전임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인턴들과 찍은 사진과 딴판이다. 흑인 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청년들이 골고루 섞여 있는 걸 볼 수 있다.
비록 정식 채용이 된 백악관 직원들이 아니라고 해도 백인 일색인 트럼프 행정부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오바마 시절의 사진과 비교되며 여러 차례 회자됐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 역시 거의 백인 일색이었다. 백악관 참모진과 내각 대부분이 백인으로 채워졌다.
흑인인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 장관과 아시아계인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 정도가 예외였다.
여성도 많지 않았다. 백악관에는 선대본부장이자 선임고문이었던 켈리앤 콘웨이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선임보좌관,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 정도였고 내각에는 차오 장관과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이 전부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미국 같은 행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언해왔다.
2019년 기준으로 미국의 인구는 백인 60%, 히스패닉 18%, 흑인 13%, 아시아계 6% 등이다. 백인이 점점 감소하는 추세인데 젊은층에서는 고령층에서보다 비백인 비율이 더 높다.
백인 남성 일색이었던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 바이든 당선인은 유색인종과 여성 비율을 높여 미국의 모습을 꼭 닮은 행정부를 구성하겠다고 공약한 셈이다.
17일(현지시간) 있었던 백악관 참모진 9명의 인선은 바이든 당선인의 이러한 공약의 이행을 엿보게 하는 측면이 있다.
앞서 인선된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백인 남성이기는 하지만 후속으로 인선된 9명 중 4명이 유색인종이고 5명이 여성이다.
특히 선임고문 및 대외협력실장에 발탁된 흑인 세드릭 리치먼드 하원의원이 눈에 띈다. 오바마 행정부의 실세 중 실세였던 밸러리 재럿의 자리다.
민주당에서 대선 승리를 가져온 첫 여성 선대본부장 젠 오맬리 딜런의 부비서실장 기용도 눈길을 끈다. 백악관과 지방정부의 조율을 맡은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는 멕시코계다.
바이든 인수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이렇게 다양하고 경험이 많고 재능 있는 인사들은 미국과 같은 모습의 행정부 구성에 대한 바이든 당선인의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이뤄질 내각 인선에서도 이러한 기조가 반영될지 관심이다.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이 첫 여성 국방장관으로 물망에 오르는 가운데 내각 인선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미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기도 했다. 자메이카인 부친과 인도계 어머니를 둔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취임하면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 그리고 남아시아계 부통령이 된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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