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팀과 물밑채널 가동, 인수인계 '도움의 손길'…고립돼가는 트럼프
연방기관에 바이든팀과 접촉 금지령…조력자들 '조마조마' 살얼음판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배신자인가, 초당적 애국자인가'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일부 전·현직 당국자들이 물밑에서 조용히 바이든 인수위에 협력의 손길을 뻗고 있다고 CNN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으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정권 인수 작업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출신 인사들이 막후에서 정권 이양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인사 중에는 최근 몇 달 사이 행정부를 떠난 정무직 당국자도 포함돼 있다고 이 사안에 관한 보고를 받은 인사들을 인용해 CNN이 전했다.
몇 달전 행정부를 떠난 전직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자신과 비슷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 인사에게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보내 지원을 제안했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지원 활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복 거부와 계속되는 백악관의 방해가 행정부 관련 인사들에게조차 좌절감을 안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CNN은 풀이했다.
또한 바이든 인수위 일부 인사들은 지난 4년간 국방 분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시절 전직 국방 당국자들도 접촉하고 있다고 한다.
ABC방송도 바이든 인수위 팀이 주요 국가 안보 위협에 대한 안내를 받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 출신 전직 당국자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 연방 총무청(GSA)의 승리 승인 거부로 자금과 인력, 정보 당국 브리핑을 비롯, 정권 인수를 위한 제반 협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행정부가 바이든 당선인에게 정보 브리핑을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눈을 피한 이러한 막후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 내에서도 점점 고립돼가는 모양새이다.
당내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이날 바이든 당선인이 정보 브리핑을 받아볼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승복에 대한 압박도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전직 당국자는 바이든 인수위에 대한 지원 노력에 대해 "당파적 고려보다 국가에 대한 의무를 우선시하는 차원"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출신 인사들과 바이든 인수위 간 막후 채널 가동은 정식 정권 이양 작업을 통해 이뤄지는 공식 브리핑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이뤄지지는 못하고 있다고 한다.
양측 인사들 간 과거 관계를 토대로 채널이 연결된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직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도 CNN에 행정부 내부 인사들로부터 바이든 팀에 대한 비공식적 지원이 이뤄져 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인사는 전혀 곤란해질 게 없다면서 "단지 돕겠다는 제안으로, 그들은 우리가 어떤 취지로 그러는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인수위 측도 여러 정부 부처에 걸쳐 이러한 접촉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권력 이양 때처럼 활발하게 이뤄지진 못하고 있다며 순조로운 인수인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GSA가 선거 결과를 즉각 승인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각 연방 기관에는 바이든 팀과의 전면적 접촉 금지 경고령이 떨어진 상태이다.
실제 보건복지부(HHS) 직원들은 이날 바이든 팀이 접촉해오면 연락을 취하지 말고 바로 부처에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행정부 차원에서 인수인계 '방해 작전'이 계속되다 보니 내밀하게 통로 역할을 하는 트럼프 행정부 전·현직 인사들은 행여나 발각될까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 백악관 당국자는 CNN에 다음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이력서를 이미 보낸 상태라며 "여기서 나가길 고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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