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흉악범에게 아내를 빼앗긴 피해자인 줄만 알았으나 수사 결과 진범으로 드러나 프랑스 전역에 충격을 안긴 남성에게 징역 25년형이 선고됐다.
프랑스 오트손 중죄법원은 21일(현지시간) 아내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조나탄 다발(36)에게 이같이 선고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 등이 전했다.
재판부가 판결문을 낭독하는 순간 아무런 표정도 읽을 수 없던 조나탄은 이날 법정 피고인석에 앉아 피해자의 부모를 바라보며 "미안하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10월 자신보다 4살 어린 아내 알렉시아 다발을 숨지게 하고 시체를 불에 태워 망가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검찰은 그에게 종신형을 구형했다.
아내는 임신을 간절히 원했으나 남편과의 부부관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며, 두 사람은 비극이 벌어진 당일에도 같은 문제로 말다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 조나탄은 조깅하러 나간 아내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사실은 자신이 아내를 숨질 때까지 폭행한 것이었다.
남편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고 이틀 뒤 발견된 아내의 시신에서는 누군가에게 심하게 구타를 당하고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됐다.
가장 소름 끼치는 대목은 조나탄이 덜미가 잡히기 전까지 무려 3개월 동안 경찰은 물론 대중 앞에서 연기를 해왔다는 점이다.
그가 장례식장에서 아내를 떠나보낸 슬픔에 목놓아 우는 장면, 기자회견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아내를 떠올리는 장면은 방송사 카메라를 통해 전파를 탔다.
아내를 추모하는 행사를 주도했던 조나탄이 한 손에 빨간색, 흰색 장미를 한 송이씩 꼭 쥔 채 알렉시아 부모에게 위로를 받는 듯한 모습은 여전히 사진으로 남아있다.
범행을 자백했던 그는 돌연 혐의를 부인하고 처남을 용의자로 지목하는 등 여러 차례 진술을 뒤집었으나 재판 기간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첫 공판이 열린 16일 조나탄은 법정에서 아내의 죽음에 연루된 유일한 사람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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