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구조 깨야…경쟁·효율 위에 공존·협력 더한 '공감혁명' 하자"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유쾌한반란 이사장)은 22일 저성장과 양극화 등 한국 사회와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승자독식구조'를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선거와 서울시장 선거 후보군으로도 거론되는 김 전 부총리는 "경제 혁신을 위해서는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며 한국 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KBS '명견만리Q100'에 출연해 '한국 경제의 킹핀을 찾아라'라는 주제로 승자독식구조와 공감혁명, 혁신 등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지금껏 해온 정부 주도의 성장, 국가 개입주의가 더는 작동하지 않아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했다"며 "양극화 현상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도달했고, 치열한 경쟁과 극단의 이기주의로 불신과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해결할 정치권은 '내 편'과 '네 편'을 나눠 타협의 여지 없이 싸우고 있다"며 부총리 시절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우리 경제가 위기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 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한 발언을 다시 언급했다.
김 전 부총리는 "우리 사회의 '킹핀(볼링에서 1번 핀과 3번 핀 뒤에 숨어있는 5번 핀)'은 승자독식구조"라며 "승자독식 전쟁을 끝내고 사회의 작동 원리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책에 쓴 '부모와 아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경쟁, 패자에게도 가혹하지 않은 사회, 승자와 패자가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문구를 인용하기도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승자독식구조 타파를 위해 경쟁과 효율 위에 공존과 협력의 가치를 더하고 제도와 의식을 개혁하는 '공감혁명'을 제안했다.
그는 "공감혁명이 지향하는 혁신을 위해 지대개혁으로 규제와 부동산 투기, 철밥통 등 노력이나 기여보다 훨씬 큰 초과이익이 나오는 부분을 없애야 한다"며 "'진짜 실력사회'를 구축하고 안정성과 유연성을 함께 올리는 노동시장 개혁이 필요하다. 또 실패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혁신 안전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 독과점도 해소해야 한다"며 "경제 혁신을 위해선 역설적으로 정치부터 바뀌어야 한다. 많은 개혁법안과 정책, 제도 변경이 국회에서 막혀 제대로 추진되지 않을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김 전 부총리는 "가죽을 벗겨내는 고통이 따르는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선 사업주, 노동조합, 진보, 보수 등이 자기 진영의 금기를 깨야 한다"며 "보수가 사회안전망 대폭 확대에 찬성하고 진보가 어느 정도의 안정성을 전제로 노동 유연성을 찬성하면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는 새로운 시도, 시민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아래로부터의 반란'이 필요하다"며 "판을 바꿔 온 국민이 혁신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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