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서 '개표 인증 연기' 시도 좌절에 노골적 불만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승부처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의 개표 결과 인증을 막기 위해 낸 소송이 기각되자 곧바로 항소했다.
22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전날 펜실베이니아주 연방지법이 기각한 개표 인증 저지 사건을 이날 제3연방고등법원에 항소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권역별로 13개 연방고법이 있으며 제3고법은 펜실베이니아주를 관할한다. 연방지법의 심리는 선거구 획정 사건 등 일부 예외를 빼면 단독판사가 맡는다. 반면 2심은 법관 3명이 재판부를 구성해 합의부 형태로 운영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3고법에는 14명의 판사가 있다. 이번 사건도 판사 3명으로 된 재판부에 무작위 배정된다.
전체 판사 가운데 8명은 공화당 대통령이 임명했으며 그중 3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했다. 나머지 6명은 민주당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들이다.
트럼프 캠프 법률고문인 루디 줄리아니는 전날 판결 직후 항소에 이어 연방대법원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법원은 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이 6명인 보수 절대 우위 구조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캠프는 대법원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대법관들이 정치적 성향대로 판결할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는 펜실베이니아 사건 기각은 트럼프 측 소송 가운데 가장 이목을 끄는 패배였다면서 미시간,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에서도 소송이 모두 실패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소송을 기각한 연방 판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새벽에 올린 '심야 트윗'에서 "이 모든 것은 절대 끝나지 않는 마녀사냥의 연속"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소송을 기각한 매슈 브랜 펜실베이니아 중부지구 연방지법 판사에 대해선 "우리의 사례나 증거조차 제시하지 못하게 하는 브랜 판사"라고 비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자신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펜실베이니아주의 팻 투미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거론, 브랜 판사는 이들의 산물이라며 "놀랄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브랜 판사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2년에 투미 상원의원의 추천을 받아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임명했다.
그는 "이 소송은 법익과 추론적 의혹도 없이 제기된 부자연스러운 송사"라며 "(원고의 논거는) 마치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처럼 무턱대고 짜깁기됐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통령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한 것으로 예측됐다.
트럼프 캠프는 미시간주에서도 개표 인증 연기를 요구하고 펜실베이니아주에선 추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한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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