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사태 선언 배제·여행 장려정책 약간 수정…시행에 시간 걸릴 듯
병상 사용률 상승해 의료기관 부담·누적 사망자 2천명 넘어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닷새 연속 2천명을 웃도는 등 감염이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23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전날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10시 기준 2천168명이 새로 보고됐다.
이로써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3만3천829명이 됐다.
사망자는 7명 늘어난 2천1명이었다.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22일까지 5일 연속 2천명대를 기록했다.
22일 확진자가 바로 전날(2천595명)보다 적기는 하지만 요일별 편차를 고려하면 감염 확산세에 제동이 걸렸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2일 확진자 수는 일요일 기준 최다 기록이다.
22일까지 최근 1주일의 신규 확진자는 1만4천424명으로 직전 1주일(1만148명)보다 4천276명(42.1%) 많았다.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과 방역을 병행하겠다는 이유로 코로나19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앞서 4월 7일에는 일본 열도 전역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368명일 때 긴급사태를 선언했는데 이보다 확진자가 6배 정도로 늘었음에도 긴급사태는 고려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감염 확산이 심각해지자 마지 못해 경기 부양책 일부를 수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감염 확산이 심각한 지역을 목적지로 하는 경우 국내 여행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의 적용을 일시 중단하고 외식 산업 활성화 정책인 '고투 이트'(Go To Eat)도 일부 손질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어떤 지역에 대해 언제부터 제한할지 등 세부 내용이 결정되지 않아 보완책이 반영될 때까지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당국의 대응의 늦어지면서 일부 관광지는 연휴를 맞아 붐비고 있다. 주말과 이어지는 월요일(23일)은 '근로감사의 날'로 공휴일이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사흘 연휴 첫날인 21일 수도권 온천 관광지인 가나가와(神奈川)현의 하코네유모토(箱根湯本)역 일대의 오후 3시 기준 인파는 작년 비슷한 시기보다 43.4% 증가했다.
감염 확산이 심각하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지만 일본 정부가 세금으로 여행 비용 일부를 보전하는 정책을 강행하는 바람에 일부 관광지에는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더 많은 여행객이 몰린 셈이다.
일본 정부가 제때 대응하지 않는 가운데 각지의 병상 사용률이 높아지는 등 의료기관의 수용 능력이 한계를 향하고 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