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외 요소 활용한 면역반응에도 주목
'변이'에 끄떡없는 인터페론베타·면역기억 증진하는 T세포
생성 더 빨리 되는 면역글로불린-A항체 연구도 진행 중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연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높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해 일상 회복의 실마리가 마련됐다는 기대감이 넘친다.
이들 제약사의 백신은 근육에 투여하면 혈류에 도달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대한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하지만 신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건 항체뿐이 아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항체 외 요소를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연구들을 소개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가 설립한 바이오기업 시너젠은 인터페론 베타를 활용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인터페론은 체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종류로는 알파와 베타, 감마가 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가 후원한 연구에선 인터페론 베타가 입원 환자 치료에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시너젠은 이 성분을 피하에 주입하는 대신 흡입시키고, 환자 증상이 경미한 경우 회복을 증진한다는 예비연구를 공개했다.
인터페론은 바이러스 구조와 상관없이 효력을 내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도 면역 효과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시너젠 측은 가디언에 설명했다.
T세포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면역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T세포는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침입자를 식별하고 공격하는 백혈구의 일종이다.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거나 감염된 세포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를 막는 항체와 구별된다.
T세포는 특히 바이러스 감염 후 수년이 지나도 혈액에 남아 있어 면역 체계의 "장기 기억" 형성에 도움을 준다. 과거에 접한 바이러스가 다시 침투했을 때 신체의 빠른 대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여름 미국 라호야 면역학연구소 과학자들은 이 점을 고려해 2015∼2018년에 채취한 혈액 샘플을 들여다보니, 실제로 40∼60%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면역 반응을 보이는 T세포가 발견됐다.
이전에 코로나바이러스와 표면 단백질이 비슷한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면역력이 생겼다는 가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다만 T세포 관련 연구는 참여한 환자가 적어 결론을 확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T세포는 감염이 이뤄진 후에만 반응해 예방효과는 없기 때문에 사람 간 전파는 막을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생성시키는 항체와 다른 종류의 항체를 활용한 면역반응 연구도 진행 중이다.
두 제약사 백신은 면역글로불린-G(IgG) 항체의 생성을 유도한다.
그런데 프랑스 소르본대학 연구진은 지난 6월 코로나19 환자 혈액에서 IgA 항체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8월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도 코로나19 환자 침에서 IgA 항체를 발견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IgA 항체는 IgG 항체보다 더 빨리 생성되고 사라진다.
지속 기간이 IgG보다 짧지만, IgA 면역반응을 강화하면 코로나19 감염을 더 이른 시기에 막는 게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런 점에 주목해 현재 IgA 관련 연구도 곳곳에서 진행 중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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