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미주기구 인권위에 연방정부 고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북부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 속에 폭우까지 쏟아지면서 재난 수준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북부 아마파주(州)에서 지난 3일 일어난 변전소 화재로 시작된 정전이 3주째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주말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정부 당국이 아마파주에서 가까운 화력발전소를 가동해 순번제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나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전 상황이 길어지면서 주민들이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공공건물이 습격당했다.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정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지난 21일 현장을 방문해 화력발전소 발전기 가동 행사에 참석하고 조속한 복구를 약속했으나 주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지는 못하고 있다.
정부는 아마파주 주민에 대해 코로나19 취약계층에 주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2개월 더 연장했다.
그러나 아마파주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은 정전 사태에 대한 당국의 부실 대응을 비난하며 미주기구(OAS) 인권위원회에 보우소나루 정부를 고발했다.
시민단체들은 정전 사태로 250여 개 농촌 공동체가 식수와 식량, 전력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악화한 상황에서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이 국민의 삶과 건강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은 전력 생산의 70% 정도를 수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어 가뭄으로 댐의 저수량이 줄어들면 전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송·배전 설비에 대한 투자 부족도 정전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PSR의 자료를 기준으로 1965년 이래 전 세계의 대형 정전 사고 6건 가운데 3건이 브라질에서 일어났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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