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콘퍼런스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제 발표·토론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정수연 기자 = 대기업 등 기업집단 계열사 사이의 내부거래로 총수일가 부당이익 제공, 효율성 저하 등 부정적인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경우 총수일가 지분매각 명령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경수 가천대 교수와 양용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시장정책연구부장은 24일 KDI가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개최한 '상생적 기업생태계와 재벌개혁의 방향' 주제의 콘퍼런스에서 기업집단 내부거래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후생을 저해하는 내부거래를 가려내려면 이전가격, 거래규모는 물론 기업집단 출자구조, 시장 경쟁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양 부장은 "현행 내부거래 관련 규율은 사후 행태 규제인데 구조적 접근방법을 도입하고 소수 주주의 견제를 강화해 사각지대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부거래 목적의 신규 회사를 설립할 때는 계열사들만 출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총수일가 지분을 제한해야 한다"며 "내부거래가 부당이익을 제공하고 효율성마저 저하한다면 총수일가 지분매각 명령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규모 내부거래에 대한 소수주주 과반의 사전동의 의무화, 정보공개 의무화, 소수 주주 감사청구권 부여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 겸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와 글로벌 투자분석회사 CLSA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 기업지배구조는 2018년 아시아 12개국 중 9위에 그칠 정도로 낙후돼있다고 지적했다.
1위는 호주, 2위는 홍콩, 3위는 싱가포르였고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중국(10위), 필리핀(11위), 인도네시아(12위)였다.
그는 시가총액의 약 40∼50% 수준인 경영권 프리미엄과 총수일가의 횡령, 부당한 이익제공, 비효율적 자본활용, 이사회의 감독기능 부재, 가족승계 등 한국 기업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은 기업지배구조 개혁과제 중 최소한의 필요조치"라고 강조했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와 임채성 일본 릿쿄대 교수는 해외 재벌개혁 사례를 분석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적은 지분을 통한 기업 지배가 불가능하도록 규제했고 기업도 가족 지분 감소를 감수하고 성장을 도모했다"며 "한국은 계열사 출자가 용이해 소유와 지배의 괴리가 확대되고 사익편취와 지배의 대물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일본의 전문경영인 체제는 기업 성장과 노사안정화에 기여했다"며 "한국 기업도 시간이 지나면 분할 상속으로 가족 지배체제가 약화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텐데 이를 대비해 내부승진제도를 통한 경영진 진입 문화를 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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