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블링컨 美국무장관 내정에 '미중 소통·협력 강화' 의향(종합)

입력 2020-11-24 15:30  

중국, 블링컨 美국무장관 내정에 '미중 소통·협력 강화' 의향(종합)
외교부 "중국, 미국과 안정적 관계가 상호 이익" 유화적 제스처
中매체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단된 대화 채널 조만간 재개 전망"
전문가들 "바이든 지명 관료들 미중 관계 합리적 접근 예상"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국무부 장관에 지명하자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안정을 기대하면서 소통과 협력 강화 의향을 드러냈다.
중국 관변 학자들도 바이든 당선인의 새로운 외교 안보팀이 미중 관계에 합리적으로 접근하길 기대한다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는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았지만 바이든 차기 행정부와 관계 개선을 통해 미국의 중국 압박 강도를 낮춰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中정부, 바이든 외교안보팀 내정에 '소통 의향' 띄우기
2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블링컨의 국무부 장관 내정에 대한 기자 질의에 미국 내 정치에는 평론하지 않겠다면서도 미중 관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재천명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미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하는 것은 중미 양국 및 인민의 근본 이익에 맞는다"면서 "이는 미국의 식견을 가진 인사들과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기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확대하며 이견을 통제해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중미 관계를 이끌어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의 정권 인수에 필요한 절차에 협력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중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단됐던 대화 채널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협력, 인적 교류, 군사 회담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공식 축하 서한을 보내는 것은 12월 차기 대통령 당선이 공식 확정될 때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소식통들은 바이든 외교안보팀 내정으로 조만간 미중간 대화가 재개되고 폐쇄된 영사관이 다시 문을 열며 양국 학생, 학자, 기자들 간의 정상적인 교류도 허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미 국무부 장관을 초청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으로 베이징에 데려오는 등 공을 들였듯이 바이든 행정부와도 이런 적극적인 러브콜을 통해 대중국 압박을 풀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中전문가들, 바이든 진용에 기대 속 '갈등 지속' 우려도
중국 전문가들은 바이든이 지명한 외교·안보 진용이 노련한 전문가들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처럼 중국을 당황하게 하지는 않아 미중 관계의 개선 여지가 보이지만 미중 패권 대립 구도 자체는 완화하기 힘들 것으로 우려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당선인이 발탁한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명자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의 과거 외교 업무 처리 경험을 볼 때 중국에 대해 훨씬 합리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블링컨 지명자와 같은 미국의 베테랑 외교관들은 외교 문제에 대해 전통적인 민주당 접근법을 구사할 것이라면서 이는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훨씬 더 예측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전문가인 댜오다밍(刀大明) 런민대 교수는 "블링컨 지명자의 과거 중국 관련 발언과 경력을 볼 때 현 트럼프 행정부보다 태도가 부드러워 향후 중미 관계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외교 채널을 통한 소통을 추진하는 것도 향후 미중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블링컨 지명자가 대만과 경제 관계 강화를 추구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중국에서 대만의 완전 분리는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을 보인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니펑(倪峰)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 정책에 있어 단계적 접근을 하면서 규칙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블링컨 지명자는 미국에 우호적인 국제질서를 유지함으로써 미국의 이익을 증진한 전후 국제 전략으로 회귀할 것이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는 예측 가능한 중국 정책이 나올 것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미국 전문가 루샹(陸翔)도 "블링컨 지명자는 카리스마가 강하거나 도발적인 타입이 아니고 실용적인 타입으로 그가 임명된다면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블링컨 지명자는 2015~2016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내면서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 담당 정치국원,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을 만난 바 있다.

한편, 일부 중국 전문가는 바이든 시대에도 미중 갈등이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쳤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외교대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야만적인 대중국 대처법과 비교해 바이든 당선인은 훨씬 더 영리한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다고 이것이 미중간 오랜 경쟁 관계 구도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쑨청하오(孫成昊)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외교적 유산에 직면한 블링컨 지명자 등은 트럼프주의와 오바마 시대의 회귀 사이에서 균형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미국 내 반중 감정이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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