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시진핑의 바이든 축전은 관계 복원 가능성 시사"
중국 전문가 "시의적절한 축전…중국의 대미 협력에 방점"
"중국 때리기 피하려고 퇴임 후 트럼프 방중 초청 제안할수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자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국이 공식적으로 바이든의 대선 승리를 인정했다며 향후 미중 관계 복원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5일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전을 통해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는 것은 양국 인민의 근본 이익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측이 충돌과 대항을 피하고 상호존중과 협력의 정신으로 갈등을 관리해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과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추진하자"고 화해의 손짓을 내밀었다.
26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3일 미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복 등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 때문에 시 주석이 다른 여러 나라 정상들과 달리 축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는데 이번 축전은 미중 관계 복원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 부주석도 같은 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 또한 중국의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분석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외교대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미국 당국이 정권 인수 절차에 공식 착수했기 때문에 시 주석은 축전은 시의적절했다"면서 "이는 중국 최고지도자가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점에서 협력에 대한 기대감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해석했다.
중국 관변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이 뒤늦게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낸 것은 미국의 선거 결과와 유권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한 수석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과거 중국은 대선 직후 대통령 당선인들에게 축전을 보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미 대선의 혼란으로 중국은 신중한 접근을 택했으며 러시아도 조만간 축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4년 전 당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대선 결과에 승복한 다음 날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낸 바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미중 정상은 한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미 대선 국면에 들어서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압박 카드를 꺼내면서 지난 3월 말 이후 양국 정상 간 소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 임기 두 달간 중국 때리기를 가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 퇴임 후 방중 초청 카드로 회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중국 매체들은 시진핑 주석의 바이든 당선 축전이 나옴에 따라 앞으로 미중 간에는 4년간 지속된 무역 갈등, 대만과 홍콩, 신장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전문가들은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합리성이 현재의 미중 관계 교착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시 주석의 축전은 미국의 새 행정부가 중미 관계를 잘 처리하고 상생 협력의 궤도로 복귀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은 미중 관계 존중이라는 개념이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완전히 뒤집고 대중국 압박에 나섰다"면서 "중국은 바이든 차기 행정부에 대해 다시 한번 오바마 행정부 시절과 같은 기대를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