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라이·샤오펑 등 中전기차 '정책 롤러코스터'…정부 '맹목투자' 경고에 급락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주요 전기차 스타트업 주가가 정부의 정책 방향 변화에 따라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샤오펑(小鵬·Xpeng), 리샹(理想·Li Auto) 주가는 각각 9%, 7.37% 하락 마감했다.
이 두 업체와 더불어 중국의 3대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손꼽히는 웨이라이(蔚來·Nio)도 장중 8% 가까이 급락했다가 강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또 중국의 부동산 재벌 기업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이 세운 전기차 회사인 헝다자동차도 전날 홍콩 증시에서 5.2%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전기차 사업과 관련한 '무분별한 투자'를 경고하면서 각 지방 정부에 투자 내용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기차 스타트업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제 계획을 총괄하는 발개위가 전기차 업계 전반의 투자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대규모 투자에도 아직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전기차 스타트업 업체 중 일부가 앞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든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최근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일부 전기차 업체의 주가가 거품 논란이 일 정도로 치솟았다.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3총사'인 웨이라이, 샤오펑, 리샹 주가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각각 53.69%, 231.63%, 101.88% 폭등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이달만 50% 가까이 올라 세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지만 같은 기간 주가 상승 폭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업체들이 훨씬 컸다.
이들 업체의 주가를 밀어 올린 원동력은 중국 전기차 시장이 앞으로 급속히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일 '친환경 자동차 산업 발전 계획'을 발표해 2025년 자국 내 친환경 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중국의 자동차 산업 환경 변화가 이제 걸음마 단계인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의 이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웨이라이를 비롯한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올해 들어 겨우 적자를 면하고 수익을 내기 시작한 수준이다.
전체 중국 자동차 시장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이들 업체의 존재감은 아직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가장 앞선 웨이라이가 올해 들어 10월까지 공급한 전기차가 3만 대에 불과하다. 샤오펑은 작년 한 해 전체 공급 대수가 1만5천 대에 그쳤다.
작년 한 해 중국에서 팔린 자동차 수는 2천만 대가 넘고 이 중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신에너지 차량은 102만여 대였다.
오히려 현재 중국 시장에서 가장 소비자들에게 환영받는 순수전기차 브랜드는 중국이 아닌 미국의 테슬라다.
테슬라는 올해부터 상하이 공장에서 양산한 모델3를 투입해 중국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테슬라는 내년 중국산 모델Y까지 투입할 예정이다.
중국 내부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이미 전기차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전기차 비야디(BYD)가 있고 상하이자동차 같은 현지 대형 자동차 업체들도 순수전기차 등 다양한 친환경 차를 본격 양산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웨이라이 한 기업의 시가총액이 730억 달러(약 80조7천억원)을 넘어 중국의 대형 종합 자동차 기업인 상하이자동차를 추월한 상태다. 한국의 최대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 시가총액의 배도 넘는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웨이라이 등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주가에 미래 가치가 과도하게 선반영됐다는 주장과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 추세가 분명한 만큼 주가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견해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중국 경제 매체 동방재부망(東方財富網)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 신에너지 테마주에는 거품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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