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48년 만에 '팬텀' 전폭기 시대 마감

입력 2020-11-27 12:22  

日, 48년 만에 '팬텀' 전폭기 시대 마감
72년 도입 후 영공방어ㆍ정찰 임무서 맹활약
성능개량형 F-4EJK 주력, 잔여기는 시험용으로 재활용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일본 항공자위대가 50년 가까이 운용해오던 F-4EJ 팬텀 전폭기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 드라이브, 에비에이션니스트 등에 따르면 일본 항공자위대는 지난 20일 도쿄 북방 햐쿠리(百里) 기지에서 이 기지에 배치된 제301 비행대 소속 F-4EJK의 퇴역식을 했다.
이에 따라 항공자위대는 지난 1972년 미국에서 도입한 팬텀기 두 대를 햐쿠리 기지의 제301 비행대에 처음으로 배치한 것을 시작으로 48년 동안 전투 임무에 투입해온 이 '명품 전폭기'를 퇴역시켰다.
일본은 베트남전에서 팬텀기가 맹활약하는 데 고무돼 이를 차기 전투기로 선정하고 140대를 도입했다.
이 가운데 두 대는 미국에서 직접 도입하고 나머지 138대는 지난 1981년 5월까지 미쓰비시중공업에서 면허 생산했다.
그러나 이들 팬텀기는 성능 면에서 많은 제약이 있었다.



 48년 만에 팬텀 전폭기 시대 마감
무엇보다 공중전 능력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M61 기관포와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이 전부였다.
또 공중급유도 받을 수 없고, 공대지 능력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일본은 지난 1982년부터 팬텀기들에 대한 성능 개량작업에 들어갔다.
모두 96기가 개량작업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 작업을 거친 팬텀기에는 개량을 뜻하는 'KAI'(改)가 붙었다.
개량형 팬텀기에는 AN/APG-66J 레이더와 일본에서 면허 생산된 F-15J 항법 체계와 유사한 AN/ASN-141 체계가 적용됐다.
개량기는 또 최신 조종기(HOTAS), 전방표시장치(HUD), AN/APX-76A 피아식별장치(FOE), J/APR-6 레이더경보수신기, AN/ALE-40 자기방어용 디스펜서 등 당시에는 최고 수준의 장비도 장착했다.
무장 수준도 크게 향상됐다. 사거리 170㎞의 일본제 93식 ASM-2 공대함미사일과 역시 사거리 13㎞의 90식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및 합동직격탄(JDAM) 등도 탑재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2천 시간 추가 비행이 가능하도록 기체 개량작업도 추가됐다. 항공자위대는 또 정찰용으로 팬텀기(RF-4E)를 운영했다.


더 드라이브는 항공자위대가 전성기에는 4개 기지의 6개 비행대에서 팬텀기를 운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 비행대는 점차 F-15J와 F-2 등 최신예 기종으로 변모했다.
제301 비행대와 함께 마지막까지 팬텀기를 운영하던 제501 정찰비행대는 지난 3월 마지막 비행 임무를 수행했다.
제301 비행대는 미사와 기지로 옮겨 F-35A 스텔스기 비행대로 재편된다.
항공자위대는 팬텀기 일부 기체를 시험비행단용으로 전환해 사용하기로 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 2016년 남아 있던 13대의 팬텀기를 공식 퇴역시키고, 이를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의 최첨단기 지상표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 1958년 첫 비행을 한 후 1961년부터 실전 배치된 팬텀은 애초 미 해군의 함대 방어용으로 개발됐다.
항공모함 등 함정에 적기가 접근하기 이전에 요격할 목적으로 개발된 팬텀은 로버트 맥나마라 국방장관의 '특명'에 따라 공군과 해병대도 임무 특성에 맞게 개량한 기종을 운용했다.
이륙 중량만 30t인 육중한 기체에도 오랫동안 요격, 폭격, 정찰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된 것은 강력한 엔진, 조종사와 항법사 겸 무장사 등 두 명이 타는 복좌식 구조 덕택에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산업체 맥도널 더글러스(MD)가 제작한 팬텀의 생산 대수는 5천197대로 미국 외에도 한국, 영국, 호주, 이스라엘, 일본 등 11개국이 도입해 운용해왔다.


팬텀은 애초 함대 방어기로 개발된 만큼 초기 기종은 공대공 미사일만 적재했다.
그러나 베트남전이 격화하기 시작한 1967년부터 팬텀은 북베트남(월맹)이 소련으로부터 받은 미그-21(MIG-21) 전투기에 대항한 공중전 임무를 수행하려고 기관포(20㎜)도 장착했다.
북베트남군 미그기에 맞선 공중전에서 팬텀은 강력한 엔진 덕택에 높은 추력과 상승 기동을 통해 사격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 잇따라 상대기를 격추했다. 이에 따라 팬텀에는 '미그기 킬러'라는 별명이 따라붙게 됐다.
또 지난 1973년 4차 중동전에서도 이스라엘 공군은 127대의 팬텀을 동원해 이집트, 시리아 등 아랍 연합군의 미그 전투기보다 우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F-4E 기종은 재래식 폭탄과 집속탄, 레이저유도폭탄 등 각종 폭탄, 스패로와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등 최대 8.4t의 무장 적재 능력을 갖췄다.
한국도 지난 1969년 1개 대대 분량의 F-4D 기종을 도입한 이후 2010년 퇴역할 때까지 41년 동안 운영했다.
sh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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