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울 화상 연결 제52회 한일경제인회의 인사말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남관표 일본 주재 한국대사는 27일 강제 징용관련 소송 문제로 악화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일본 기업인들을 상대로 밝혔다.
남 대사는 이날 도쿄 오쿠라호텔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을 화상으로 연결해 열린 제52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인사말을 통해 최근 한일 양국 간의 교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두 가지 성과가 있었다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한일 양국이 함께 참여한 것과 기업인 왕래에 합의한 사실을 들었다.
남 대사는 이어 "한국과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로서 긴밀한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을 만들어 성장해 왔다"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작년 하반기 이후 한일 경제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일본 정부가 작년 7월 반도체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를 시작해 양국 관계가 악화한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현 상황에 대해 양국 기업인들의 우려와 걱정이 매우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양국 국민과 기업에 어려움과 손해를 초래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 대사는 최근 한국에서 고위급 인사가 잇따라 일본을 방문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소통을 강화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 대사는 "양국 관계에는 늘 부침이 있었지만, 양국 경제인들이 오랜 세월 쌓아온 신뢰와 우정이 튼튼한 버팀목이 됐다"며 그 구심점이 됐던 한일 경제인들의 이번 회의가 한일 관계 개선의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일본 측 귀빈으로 참석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는 인사말에서 "일한(한일) 양국은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로 정치, 외교, 경제, 문화 등 폭넓은 분야에서 관계를 심화해 왔고, 특히 경제면에서 양국은 중요한 무역 파트너"라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초청 인사로 참석한 자민당 중의원 의원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은 일본의 젊은 세대에서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이 큰 인기를 끄는 등 제4차 한류 붐이 불고 있다면서 한일 관계에서 "정치 분야가 가장 지체돼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누카가 의원은 그러나 최근 한일의원연맹의 김진표 회장 등이 방일해 오랜만에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고 양국 간 수뇌 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기로 했다면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양국 간의 대화는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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