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고령층·주치의 감정서 보유자 우선접종…요양원에 접종팀 파견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 정부가 크리스마스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나서기 위해 다음 달 중순까지 전국에 하루 최대 5천명을 접종할 수 있는 센터를 설치하는 등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언제 누구부터 접종을 시작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고령자와 의료진 등이 우선순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현지시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따르면 독일 각 지방 정부는 다음 달 중순까지를 목표로 대형 전시회장이나 광장에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독일 바이에른주에만 100여개 접종센터가 설치될 예정인 가운데, 각지에서는 접종을 위한 컨테이너 설치, 백신 보관을 위한 냉동고 확보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일부 접종센터에서는 하루 최대 5천명이 백신접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접종자에게 백신접종에 대해 알리는 영상을 보여준 뒤 별실에서 부작용과 금지사항에 대해 의료진과 개별 접종상담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절차도 마련 중이다.
전시회장에 접종센터를 설치한 독일 트리어시 관계자는 "8∼16개의 접종경로를 설치해 이상적인 경우 하루 5천명까지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의료진이 80여명씩 교대근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요양원 등에는 신속한 접종을 위해 별도의 접종팀이 파견될 수 있다.
하지만, 사상 최대규모의 접종에는 위험요소와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는 게 현실이다.
일단 백신 승인신청 절차가 가장 앞서있는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는 빠르면 다음달 1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받을 수 있을 것으로 SZ는 전망했다. 하지만, 독일에서 백신접종이 시작되려면 이와 별도로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이 필요하다.
EMA 관계자는 SZ에 "아무리 빨라도 연말이 돼야 첫 판매 승인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판매승인이 나더라도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연말까지 5천만회 분량의 백신 접종분을 생산한다고 밝혀 한계가 있다. 이를 활용하면 전 세계적으로 2천500만명이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이중 유럽연합(EU)이 얼마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독일이 인구비례에 따라 이 중 5분의 1을 확보한다면 독일 시민 40명 중 1명은 곧 접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SZ는 내다봤다.
접종 우선순위와 이들에 대한 연락방식은 우리나라의 질병관리청에 해당하는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접종위원회가 각종 연구 결과와 연령·기저질환 관련 자료, 윤리기준에 따라 정할 예정이다. 아직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효능에 관한 자료는 검토를 앞두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 구조요원 등 의료진과 고령자, 주치의로부터 접종 필요성이 있다는 감정서를 발행받은 사람 등이 우선접종 대상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3주간의 시차를 두고 2차례 접종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접종대상자는 기일을 2차례 정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바이에른주의 데겐도르프 지역당국 관계자는 "주말에도 접종센터 설치를 위해 공사를 계속해 우리 지역이 독일에서 가장 먼저 접종을 받는 지역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내년 가을이면 코로나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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