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에 축하인사 20여일째 미뤄…"미 대선서 많은 부정" 주장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그는 미국 대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조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축하 인사도 미루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리우데자네이루 시장 선거 결선투표에 참여하고 나서 지지자들에게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입장을 밝힐 수 있을 때까지 조금 더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구체적인 증거를 대지는 않은 채 "미국 대선에서 정말 많은 부정이 있었으나 아무도 이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공개적으로 지지했으며, 미국 대선 결과가 바이든의 승리로 굳어진 뒤에는 지금까지 20일 넘게 입을 닫고 있다.
그러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인 군부에서도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군 장성 출신인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하고 축하 인사를 전해야 하며, 이 문제로 양국 간에 긴장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과 내각에 참여한 군 출신 인사들도 드러내놓고 의견을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바이든의 대선 승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해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하면 트럼프 대통령처럼 결과를 부정하면서 정국을 극도의 혼란 양상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15일 1차 투표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결선투표 현장에서도 현재 시행되는 전자투표 방식이 부정선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 지방선거는 중도정당 강세와 좌파정당 약진 속에 사실상 보우소나루 정권의 패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2022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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