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금융혁신인지 경계 잘 설정해야"…핀테크 규제 강화 시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금융 당국 수장인 궈수칭(郭樹淸) 은행보험관리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이 자국의 부동산 관련 은행 대출을 '회색 코뿔소'로 지목하면서 금융 위기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색 코뿔소'는 예측이 어려운 돌발 위험을 뜻하는 '검은 백조'와 달리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을 뜻한다.
1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궈 주석은 중국 당국이 최근 펴낸 '14·5계획(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 해설서'에 실은 '현대 금융 감독 체계 완비'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 은행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에 달하고 이 밖에도 대량의 채권, 펀드 자금도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부동산이 우리나라 금융위기 측면에서 가장 큰 '회색 코뿔소'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궈 주석은 따라서 당국이 부동산 거품을 단호하게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궈 주석이 부동산 대출에 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출한 것은 넉 달 만이다.
그는 지난 8월에도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 기고문에서 부동산 거품이 중국의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최대 '회색 코뿔소'라고 경고한 바 있다.
궈 주석은 우리나라의 금융위원회와 같은 성격의 기관인 은보감위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공산당위원회 당서기를 겸하고 있다. 당 서열을 기준으로 보면 이강(易綱) 인민은행 행장보다 높다.
그는 '금융 혁신'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인터넷 금융 부문이 전처럼 폭넓은 자유를 누리게 하지 않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궈 주석은 "금융 혁신의 경계를 잘 설정해야 한다"며 "중국의 인터넷 금융 발전 초기 일부 인터넷 대출 플랫폼들이 혁신을 앞세워 불법 경영을 한 결과 거대한 금융·사회 위험이 형성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자본을 갖고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상업 활동의 정상적 모습"이라면서 은행이 자본금의 일정 범위 내에서만 대출을 할 수 있게 한 바젤 협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발언은 최근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이 앤트그룹과 같은 인터넷 대출 업체에 은행과 같은 자기자본 비율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당국을 정면 비판했다가 당국으로부터 강력한 '징벌'을 받은 상황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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