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아메리카 대륙 35개국이 회원국으로 있는 미주기구(OAS)가 국제형사재판소(ICC)를 향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의 반인륜 범죄를 공식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OAS는 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2014년 이후 마두로 정권이 자행한 반인륜 범죄 실태를 고발하면서 ICC가 이에 대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OAS는 ICC가 2018년 2월부터 베네수엘라 상황을 점검했음에도 파투 벤수다 ICC 검사장이 3년이 다 되도록 공식적으로 수사 개시조차 하지 않은 것이 "충격적이고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OAS는 2018년에도 마두로 정권 하에서 자행되는 살인과 고문, 성폭행, 실종 등의 현황을 보고서로 폭로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OAS는 "2018년 보고서 이후 베네수엘라 수백만 국민을 직간접적으로 겨냥한 반인륜 범죄는 규모도 커지고 정도도 심화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최근까지 베네수엘라 군경과 친정부 민병대는 1만8천93건의 초법적 사형을 자행했고, 1만5천501명으로 자의적으로 구금했다. 653건의 고문 사례도 확인됐고, 2018∼2019년에만 724명이 실종됐다고 OAS는 밝혔다.
이번 OAS의 ICC 비판은 이미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아온 ICC에 압력이 더해지는 것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ICC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전쟁범죄 의혹을 수사하는 데 반발해 지난 9월 벤수다 검사장 등 관련 인사들을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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