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유럽의 대형 석유회사들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들의 주유소를 통해 소매유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로열 더치 셸은 202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주유소를 현재보다 20% 많은 5만5천개로, 토탈은 같은 기간 전기차 충전소를 1만8천개에서 15만개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2030년까지 주유소 2만9천개로 현재보다 50%가량 확대하고 전기차 충전소는 7천500개에서 7만개로 증설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전 세계적으로 보유한 점포 수가 1만1천510개인 것과 비교하면 이들 대형 석유회사들이 이미 대규모 유통망을 확보한 셈이다.
이들 대형 석유회사가 주유소 또는 전기차 충전소를 확대하는 것은 주유소 네트워크를 소매유통망으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휘발유를 주유하는 데엔 수분이 안 걸리지만 전기차를 아무리 빨리 충전시키더라도 10∼15분 시간이 소요된다. 그동안 고객들이 주유소 내 편의점에서 커피나 다른 식료품을 살 시간이 충분히 된다는 것이다.
현재도 주유소 내에서 식료품과 간단한 식사 제품을 팔고 있고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이들 석유회사는 보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입증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행 제한으로 연료 판매는 감소했으나 고객들은 여전히 편의점이 있는 인근 주유소를 들러 생필품을 구입했던 것이다.
이 덕분에 셸의 리테일 사업부문은 3분기에 16억달러 조정 영업이익을 올려 역대 최고 분기 기록을 세웠다. BP와 토탈도 리테일 사업부문의 매출이 늘어난 덕분에 연료 판매 감소에 따른 충격을 덜 수 있었다.
BP와 셸은 아울러 매일 수천만명의 고객들과 만남을 통해 얻은 자료를 전 세계의 작은 마을, 도시 또는 특정 주유소의 쇼핑객을 위한 맞춤 판매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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