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 인니 영사관에 침입해 독립 상징 깃발 게양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령 파푸아의 분리주의 세력이 '망명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하고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키웠다.
4일 일간 콤파스와 외신에 따르면 영국에서 망명 생활을 해온 서파푸아 연합해방운동 의장 베니 웬다(45)는 이달 1일 "서파푸아 임시정부 수립을 발표한다"며 "오늘부터 우리 고유의 헌법을 구현하고 영토를 되찾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자신이 임시 정부 수장을 맡았다고 덧붙였다.
뉴기니섬을 반으로 나눠 서부는 인도네시아령 파푸아이고, 동부는 파푸아뉴기니다.
파푸아는 51년 전인 1969년 주민투표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편입됐으나 분리주의 단체들이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며 산발적으로 무장 독립 투쟁을 벌여왔다.
파푸아인들은 멜라네시아 인종이고 대부분 기독교라서 인도네시아인들과는 인종·종교 자체가 다르다.
합병 후 파푸아로 이주한 인도네시아인들이 경제권을 쥐고 있기에 파푸아인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이 착취당한다는 불만이 크다.
베니는 파푸아의 중앙 고지대 마을에서 태어났다. 마을 사람들이 1970년대 반란을 일으켰다가 인도네시아군의 보복을 받는 모습을 보고 자라나 분리주의 운동을 이끌었다.
베니는 2002년 분리주의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받던 중 탈옥, 파푸아뉴기니를 거쳐 영국으로 망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임시 정부 수립에 대해 "네덜란드 동인도제도의 후계 국가인 인도네시아에 파푸아가 속하는 것은 최종적 지위"라고 선을 그었다.
베니가 망명 정부 수립을 선포한 날 자카르타에서 100여명이 모이는 등 최소 8개 도시에서 파푸아 독립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같은 날 오전 호주 멜버른의 인도네시아 영사관에 5명이 침입해 파푸아의 분리독립을 상징하는 '모닝스타기'를 게양했다.
이들은 "서파푸아의 자유를", "파푸아를 죽이지 말라"는 현수막도 들었다.
인도네시아 의회와 정부는 파푸아 임시정부 수립이 국제법과 헌법에 위배되는 일방적 주장이라며 외교적 방어에 나섰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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