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다운 완화 후 첫 핫스폿 지정…규제 재강화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증한 지방 도시 한 곳을 핫스폿(집중발병지역)으로 지정하고 이곳의 봉쇄령을 다시 강화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저녁 TV로 30여 분간 생중계된 대국민 담화에서 이스턴케이프 주의 넬슨만델라베이(NMB) 광역도시를 핫스폿으로 지정하고 이날 밤 12시를 기해 야간통행금지, 주류 판매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항만도시 포트 엘리자베스를 포함한 NMB는 지난달 전 시장이 코로나19로 사망하는 등 감염이 확산일로에 있는 곳이다. 이스턴케이프의 사라 바트만 지구, 웨스턴케이프주의 유명 관광지 가든 루트 등도 확산이 우려되는 곳으로 지목됐다.
남아공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을 지난 10월부터 1단계로 대폭 완화한 이후 한 지역에 록다운 강화 조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NMB에선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통행이 제한되고 주류 판매도 월∼목 오전 10시∼오후 6시만 가능하다.
해변,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음주 행위가 금지되고 종교 집회 등의 경우 옥내는 100명, 옥외는 250명을 각각 초과해선 안된다. 장례후 음주를 동반한 소위 '눈물 후 파티'도 슈퍼전파자 발생 온상지로 지목돼 금지됐다.
2차 감염 파동을 막기 위해 NMB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국가재난사태도 내년 1월 15일까지 연장된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아공은 현재 여름이긴 하지만 12월 중순부터 사실상 크리스마스 연휴에 돌입해 여행 등으로 감염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처럼 쉬거나 휴가를 가지 않는다"면서 방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8개월간 이룩한 성공적 방역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사회적 모임을 최소화하고 마스크 쓰기 등 개인 위생수칙 준수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남아공은 지난 6월, 7월 감염이 정점에 달하면서 한때 세계에서 감염자가 5번째로 많았으나 지금은 다른 나라들에서 제2차 파동이 일면서 14위로 떨어졌다.
지난 8월 중순 이후 거의 100일 동안 일일 신규 감염자는 2천 명 이하였으나 최근 증가세를 보이면서 전날 신규 감염자는 4천400여 명으로 이 기간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기준 남아공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사망자 2만1천803명을 비롯해 80만872명에 달한다. 완치율은 92%이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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