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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극단적 선택을 위해 강물에 뛰어든 소녀를 구하지 못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확산하면서 논란이 됐다.
7일 베이징(北京)청년보와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매체와 관련 영상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안후이성 왕장(望江)현의 강가에서 고등학교 2학년 소녀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영상을 보면 소녀가 강물로 2m 정도 걸어 들어가 무릎까지 물이 차는 곳에 선 가운데, 경찰들이 강가에서 소녀를 만류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소녀는 수심이 깊은 곳으로 몸을 던졌고, 경찰들은 손에 손을 잡고 강물로 들어갔지만 허리까지 물이 차는 지점에서 돌아 나오는 등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다른 경찰들이 헤엄쳐 들어갔지만 소녀를 구하지는 못했다.
논란이 커지자 왕장현 공안 당국은 현장에 있던 관련 경찰들을 정직 처분했다면서,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또 5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이 소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내버려 둔 게 아니다"라면서 "수영할 줄 몰랐지만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상에서는 "2m 정도 거리에 있어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경찰의 구조 속도가 느렸고 전문성이 떨어졌다. 밧줄 등 아무런 구조장비도 없이 갔다"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반면 "경찰은 슈퍼맨이 아니다. 강물에 뛰어들었다면 또 다른 비극이 생겼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가 운영하는 위챗 계정 '창안젠'(長安劍)은 "생명을 구하지 못한 구조활동은 실패한 것"이라면서도 "진상에 근거하지 않은 비판은 구조자를 낙심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중앙(CC)TV는 앵커 논평에서 "생명 구조가 다른 생명의 희생을 전제로 해서는 안 된다. 최종조사 결과를 기다려보는 게 좋다"면서 "일선 경찰이 직면하는 상황은 변화무쌍한 만큼 강력한 지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모든 경찰이 수영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신고를 받은 경우 파출소는 수영 등 기본적인 구조능력을 갖춘 경찰을 출동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당국의 직무유기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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