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인력·보안…백신접종 선발주자 영국, 과제 첩첩산중

입력 2020-12-08 16:38   수정 2020-12-08 16:45

시설·인력·보안…백신접종 선발주자 영국, 과제 첩첩산중
수개월 안에 수천만명 접종…임시시설·의료인력 확대 필수
'콜드체인' 유지·강도나 테러단체 공격에도 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영국에서 8일(현지시간) 서방국가로는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영국 당국은 수개월 동안 수천만명을 접종하기 위한 시설과 인력, 유통체계, 보안계획 등을 마련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앞으로 영국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될 대규모 백신 접종을 두고 "보급과 관련해 영국 보건 당국이 맞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진단했다.
가장 급한 과제는 백신 접종을 위한 시설과 인력을 늘리는 것이다.
접종은 8일 정부가 지정한 영국 전역의 병원에서 시작해 스포츠 경기장, 마을회관, 도서관, 주차장 등에 마련된 임시 접종 시설로 확대된다.
접종 규모가 늘어날수록 이들 임시 시설의 중요성은 커질 전망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임시 시설을 확립하는 작업에 군사작전 전문가들을 기용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또한 인력 확보를 위해 보건 종사자 수만 명을 모집 중이며 은퇴한 의료종사자들의 지원도 요청하고 있다.

확보한 백신을 각 시설에 유통하는 작업도 간단치 않다.
특히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한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해서 콜드체인(저온 유통망) 구축이 주요한 과제다.
일부 백신은 몇 주 간 간격을 두고 총 2차례 투여해야 해 환자별 접종 일정을 짜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백신에 대한 보안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처지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백신이 각종 강도와 범죄 단체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유럽연합(EU) 경찰기구인 유로폴은 조직 범죄단체가 백신을 나르는 트럭을 도난하거나 납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터폴 역시 현재 코로나19 백신은 '액체 금'과도 같다며 이를 둘러싼 각종 범죄행위의 급증 가능성을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IBM은 지난 9월 코로나19 백신 배포에 관여하는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백신 보관과 유통 관련 정보를 캐내려는 사이버 공격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각국의 백신 확보 경쟁이 과열되면 테러나 국가 차원의 공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모든 작업을 감염병 확산 요인이 많은 시기인 겨울에 진행해야 한다는 점은 정부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한다.
특히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마스크나 위생장갑 등 보호장비를 충분히 보급하지 못해 피해를 키운 전력이 있어 이번에도 우여곡절을 겪을 수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NHS가 독감백신 접종 등 국민을 상대로 대량 접종 작업을 벌인 경험이 풍부해 이번 접종에 대해서도 낙관적이다.
영국 일반병원의료진협회(RCGP) 소속 마틴 마셜 교수는 "NHS의 강점은 중앙집권화돼 있고 조직적이며, 잘 관리된다는 강점이 있다"라면서 성공적인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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