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과 유통에 한계…트럼프 지지자들 백신 거부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8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며 미국의 코로나19 방역 실패에 대한 비판에 제기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미국의 현재 상황을 구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중국 전문가가 주장했다.
베이징대 제1병원 호흡기 전문가 왕광파(王廣發) 주임은 9일 글로벌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사회분열과 당파 갈등, 느슨한 방역 조치를 고려할 때 백신을 단기간에 인구의 60∼70%에게 접종해 집단 면역을 유발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왕 주임은 "백신은 미국을 전염병으로부터 구할 수 없다"면서 "현재 백신 생산과 유통 능력을 보면 미국에서 2∼3개월 만에 2억 명 이상에게 접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염병을 억제하기 위해서 백신을 사용하는 것은 집단 면역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인구의 60∼70%가 백신을 접종해야만 집단 면역에 효과가 있고, 이는 미국 내 2억 명 이상의 사람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최근 몇 주 동안 감염자가 급증하고 하루에 2천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전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하려고 하지만 백신 개발 업체인 모더나와 화이자의 반응은 냉담하다"고 덧붙였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외교대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도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미국에는 비과학적인 생각을 신봉하는 많은 사람이 있어 특히 트럼프 지지자들은 백신을 의심해 예방접종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여러 주(州)와 국민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어 각 주들이 이 계획을 따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리 교수는 "미국 정부가 백신 접종을 독려하지만, 무료 접종을 추진할 것 같지는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거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정치적 갈등 역시 코로나19 방역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역 작업이 진행되겠지만, 공화당을 지지하는 일부 주는 이를 거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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