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화성 환경에서 물-염류 결합체 안정적으로 존재하기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화성에 물이 지금까지 예상해온 것보다 훨씬 적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성의 물은 소금물처럼 염류와 결합한 형태로 존재하는 데 이 결합체의 안정성이 떨어져 화성 환경에서 장기간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아칸소대 우주행성과학센터 빈센트 셰브리어 교수팀은 11일 '행성과학저널'(The Planetary Science Journal)에서 물의 결빙과 증발 등 특성과 화성 기후 패턴을 고려해 물-염류 결합체의 안정성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지금까지 추정했던 것보다 물이 안정적으로 오래 존재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화성에서 물은 순수한 물보다 결빙이나 끓음, 증발 등에 더 잘 견디는 물-염류 결합체 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성에서 이런 물을 찾는 것은 화성의 과거나 현재의 생명체 탐색은 물론 향후 유인탐사 등을 위해 중요한 연구과제가 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화성 환경 모사 실험을 통해 물-염류 결합체의 증발률을 계산하고 이를 화성 기후 순환 패턴과 결합, 화성에서 물-염류 결합체가 발견될 가능성이 큰 지역의 지도를 만들었다.
그동안 화성 물에 대한 연구는 액체의 결빙과 끓음, 증발 같은 특성 가운데 한 가지만 고려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 연구에서는 세 가지 특성과 실제 대기 환경을 고려해 물-염류 결합체가 안정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큰 지역을 찾았다.
연구팀은 물-염류 결합체가 화성의 차갑고 엷고 건조한 대기 속에서 지표면에 오래 존재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존의 연구들이 물-염류 결합체가 안정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을 과대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뮬레이션 결과, 물-염류 결합체가 안정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화성 북반구 중위도~고위도 사이 지역과 남반구 대형 충돌구 내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 적도 근처의 얕은 땅속에도 물-염류 결합체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됐다.
셰브리어 교수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고려해도 화성 표면에서 물-염류 결합체가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최대 12시간이라며 "화성 어느 곳에도 물-염류 결합체가 종일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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