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 300곳? 스타트업 아낌없이 돕는지 살펴야"

입력 2020-12-13 08:00  

"액셀러레이터 300곳? 스타트업 아낌없이 돕는지 살펴야"
등록제 4년 만의 성과라지만…벤처 현장에서는 '거품' 우려도
"스타트업도 투자자를 잘 평가해야…생태계 활성화는 긍정적"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액셀러레이터가 300곳이 됐다는 것은 분명히 큰 의미입니다. 그러나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를 받을 때 잘 봐야 합니다. 과연 아낌없이 도움을 줄 곳인지, 밸류(value)를 어디에 두고 있는 곳인지 말이죠."
'국내 1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불리는 스파크랩의 김유진 공동대표는 1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 생태계는 계속 건강해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제도를 손질하면서 지원해주면 스타트업의 혁신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중기부 "액셀러레이터 300곳"이라는데…스타트업 "자금 확보 어려워" 호소하는 이유는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는 국내 액셀러레이터가 이제 300곳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2017년 1월 액셀러레이터 등록제가 시행된 지 약 4년 만이다.
액셀러레이터란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를 하면서 스타트업이 하나의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보육하는 전문회사다. 스타트업 발굴 및 보육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투자 및 회수가 중점인 벤처캐피탈(VC)과 다르다.
정부에 등록한 액셀러레이터가 300곳에 달할 정도로 초기 투자 및 보육 시장이 활발해졌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액셀러레이터가 많지 않다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VC는 허가제지만 액셀러레이터는 등록제이다 보니, 기존에 활동하던 액셀러레이터뿐 아니라 VC, 중견기업, 대학교 산하 기관, 협회·단체 같은 곳들까지 액셀러레이터로 등록해 '거품'이 생겼다는 우려다.
액셀러레이터 숫자가 늘어났음에도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조사에 참여한 창업자 166명은 올해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기반 자금 확보'를 꼽았다.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서울 강남구 스파크랩 사무실에서 스파크랩 김유진 공동대표와 스타트업 '펄핏(Perfitt)' 이선용 대표를 만났다.
스파크랩은 2012년 출범해 '국내 1호'로 불리는 액셀러레이터다. 매년 2개 기수로 스타트업 10여곳을 선발해 한 곳당 5만달러를 투자하고 사업 모델 구체화를 돕는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네트워크(GAN)의 국내 유일 회원사다.
펄핏은 신발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른 신발 사이즈를 인공지능(AI) 솔루션으로 측정해 맞춤형 추천해주는 기술을 개발한 곳이다. 기업 대상으로는 솔루션이나 측정 기계를 납품하고, 소비자 대상으로는 쇼핑몰을 운영한다.
김 대표는 액셀러레이터가 300곳이라는 소식에 관해 "초기 투자 생태계가 많이 활성화됐다는 것"이라면서도 "관계를 맺은 스타트업이 성장하도록 아낌없이 도움을 주는지를 보면 조금씩 차이가 있지 않나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 "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 투자·보육이 핵심…생태계는 건강해지고 있다"
이선용 대표는 "스타트업에게는 제대로 된 액셀러레이터가 정말 중요하다"면서 "나는 회사를 접을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스파크랩) 액셀러레이팅을 받으면서 사업을 글로벌 모델로 바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스파크랩 11기로 선발돼 액셀러레이팅을 받는 3개월 동안 펄핏의 사업 모델 구체화는 물론 멘토링 매칭, 데모데이 피칭 기획 및 연습 등 매주 구체적인 조언과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김유진 대표는 "스파크랩은 오직 스타트업 투자로 성과를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들의 성장이 곧 우리의 성장인데, 만약 다른 수익 구조가 있는 액셀러레이터라면 과연 스타트업 보육에 얼마나 신경을 쓰겠느냐"며 "스타트업도 투자자를 잘 평가하며 골라야 한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성공한 경험이 있는 선배 창업자들이 다시 액셀러레이터로서 돌아오고 있고, 투자 중심 액셀러레이터도 더 많이 생길 전망"이라며 "과거보다는 초기 투자 시장이 건강해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기부도 3년 동안 투자를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는 '좀비 액셀러레이터'는 등록을 취소하는 등 관리 감독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와 이 대표는 내년 스타트업 업계 전망에 관해서는 올해 코로나로 다소 침체를 겪은 만큼 내년에는 더 활발해질 거라고 입 모아 말했다.
김 대표는 "가령 가상현실(VR) 같은 경우 올해 초만 해도 이제 어렵다고 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시장의 우선순위나 투자사들의 전략이 바뀔 것"이라며 "온·오프라인 크로스 플랫폼이 뉴노멀이 될 것이고, 친환경 등 지속 가능성이 더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환경의 변화는 스타트업의 열정과 추진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스타트업 동료들이 빠르고 가볍게 생각하면서 용기와 추진력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h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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