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없는 코로나에 항공업계 '먹구름'…내년도 국제선 30%만

입력 2020-12-13 08:00   수정 2020-12-13 12:04

출구없는 코로나에 항공업계 '먹구름'…내년도 국제선 30%만
여객 2019년 대비 -65% 예상…백신 수송으로 위기 극복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힘든 한 해를 보낸 항공사들이 내년에도 고난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내년 국제선 여객 수요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정하고 노선 등의 사업계획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2019년 3~11월 국적항공사 운항편은 40만8천편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 운항편은 17만3천편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운항편이 절반 넘게 줄었지만, 내년에도 국제선 여객 수요는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은 일단 내년 1~2월 국제선을 기존 110개 노선 중 35개 노선만 운항하기로 했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지난해 대비 30%만 운영했던 국제선이 내년에도 비슷하게 운영되는 것이다. 국내선도 15개 노선 중 6개 노선만 운항한다.
올해 하반기 중국 정저우(鄭州), 일본 오사카(大阪) 등 단거리 노선부터 운항이 재개됐지만, 베트남·미주 등의 추가적인 운항 재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보다 여객 공급이 70% 줄었는데, 내년에는 2019년 대비 6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1~2월 국제선 72개 노선 중 26개만 운항하기로 했다. 국내선은 10개 노선 중 7개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올해 연말 '보복성 소비' 등으로 여객 수요가 다소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확산하면서 오히려 상황이 나빠졌다.
국내에서 처음 시행하는 국제 관광비행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089590]은 12일 예정된 일본 영공 관광비행을 진행했지만, 추후 관광비행 일정은 취소 또는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에어서울은 이미 예정됐던 관광비행을 취소했고, 대한항공은 이달 관광비행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올해 중순부터 매출 확대를 위해 국제 관광비행 허가를 정부에 요구했던 항공사들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관광비행의 매출과 면세품 매출은 항공편당 각각 약 1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2·3분기 코로나 상황에서 흑자를 이끌었던 화물 호조도 내년에는 장담할 수 없다고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줄어든 여객 수요에 대응해 신속히 화물 사업을 확대하며 화물 운송을 선점했지만, 내년부터는 글로벌 항공사들도 화물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화물 성수기인 연말까지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화물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화물 운임 인상 추세가 완화될 수 있다.
특정 관광객이나 여행객에 대해 격리 조치를 면제하는 국가 간 협정인 '트레블 버블'도 당분간 시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내년 하반기 보급될 코로나19 백신이 항공업계의 유일한 회복 수단으로 평가된다. 본격적인 국내 접종이 이르면 내년 2분기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여객 수요도 내후년이면 서서히 회복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백신 보급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을 기다리면서 백신 운송을 확대해 내년 위기를 버틸 계획이다.
이미 대한항공은 국내 생산 코로나19 백신 원료를 유럽 백신 생산 공장으로 운송했고, 추가 백신 원료 운송 계약도 체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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