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미국 핵합의 복원하면 한 시간내 복귀"

입력 2020-12-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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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미국 핵합의 복원하면 한 시간내 복귀"
반체제 인사 처형·미국의 추가 제재 등 겹악재 속 수습 발언인 듯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정권 교체를 앞둔 미국의 우선적인 행동을 전제로 신속한 핵 합의 복귀를 약속했다.
이 발언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를 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체제 언론인 처형이 유럽 서명국과의 핵 합의 복원 모색 회의 파행을 촉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자국 관리를 추가 제재하는 등 악재가 연발하는 가운데 사태를 수습하려는 제스처인 것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만약 미국이 2017년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우리도 한 시간 안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이날 로하니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 핵합의 복원과 제재 해제 추진을 어렵게 하는 악재가 연발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란은 애초 16일 유럽 내 핵 합의 서명국인 프랑스, 독일, 영국과 공동위원회 회의를 열고 미국 정권교체 후 핵 합의 복원 방법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회의는 이란 반체제 언론인 루홀라 잠 처형으로 파행을 빚고 있다. 회의 참석 예정이던 이란 주재 프랑스, 독일, 영국 대표는 반체제 인사 처형에 반발해 불참을 선언했고 회의는 연기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잠 처형을 "불공정하고 야만적이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임기 말 트럼프 미 행정부가 전 연방수사국(FBI) 요원 로버트 레빈슨의 실종과 관련해 이란 관리 2명을 제재해 로하니가 곤란해졌다.
미 재무부는 이들이 13년 전 이란에서 일어난 레빈슨의 납치와 구금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란 고위 관리들은 레빈슨 납치와 감금, 그리고 비난을 피하기 위한 허위정보전을 승인했다"고 비판했다.


이란 정부로서는 핵 합의 파기 이후 처음으로 갈등을 봉합할 기회를 놓친데다, 미국의 제재로 내부 강경파들의 압박까지 받게 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를 이끌 조 바이든 당선인과 국제사회에 핵 합의 복귀 의지를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로하니 대통령은 반체제 언론인 처형의 파장도 수습하려는 발언도 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도 말할 권리가 있지만 잠은 독립적인 법원 판결에 따라 처형됐다"며 "이번 사건이 이란과 유럽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어떤 사람들은 미국의 제재가 5년 더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발언으로 자국 내 비판 세력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엘리 게란마예 유럽외교협회(ECFR)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건은 인권 문제가 핵 합의의 향배와 상관없이 양측(이란-유럽)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을 상기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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