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사망 우려 큰 캐나다의 첫 백신접종자는 89세 할머니

입력 2020-12-15 11:37  

노인사망 우려 큰 캐나다의 첫 백신접종자는 89세 할머니
요양시설 많은 퀘벡주 거주자…"선택받았다" 소감
온타리오 등 다른 거점에선 보건업계 종사자가 우선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14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첫 접종자는 퀘벡시티의 요양원에 거주하는 89세 할머니였다.

14일(현지시간) 캐나다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퀘벡주 퀘벡시티의 생앙투안느 요양원 거주자인 지젤 레베크 할머니가 이날 오전 11시 25분께 이 요양원에 마련된 접종 시설에서 화이자-바이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처음 맞았다.
레베크 할머니는 "나는 분명 선택받았다"고 소감을 말한 것으로 가족들이 전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그는 전날 첫 백신 접종자로 정해졌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차분하고 명료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퀘벡주의 크리스티앙 뒤베 보건부 장관은 몬트리올에서 한 회견에서 "내 목소리가 감격스러울 것"이라며 "왜냐하면 오늘은 우리에게 매우 큰 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퀘벡주에는 1차 공급 물량으로 1천950회분의 백신이 배정돼 이날 몬트리올과 퀘벡시티 등 두 거점 배급처에서 접종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오후 12시 3분께 토론토 대학의료연합의 한 병원에서 일선 간병 보호사로 오래 일해 온 애니타 퀴댄젠(여)씨가 주내 첫 접종 기록을 세웠다.
TV 생중계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접종을 마친 그는 주변 동료 직원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지자 "영광이고 대단히 고맙다"며 "간병 보호사로 나의 직분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일하는 리카이 센터는 캐나다 최초의 비영리 다문화 간호 시설이다.
더그 포드 주 총리는 성명에서 퀴댄젠을 가리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그는 지칠 줄 모르고 일해 왔다"며 "그동안 우리 주를 보호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고 오늘도 새로운 방식으로 계속 헌신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캐나다의 대부분 주 당국은 일선 의료 보건 인력을 화이자 백신의 최우선 접종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으나 퀘벡주의 경우 장기 요양 시설의 노령 거주자 사망 비율이 유독 높아 노령층 접종을 앞세웠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캐나다에는 전날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1차 공급 물량 3만 회분이 배포돼 주별로 지정된 거점 배포처 14곳에 도착, 보관에 들어갔다.
연말까지 총 24만9천 회분이 공급될 예정이며 내주 중 2차 물량 3만 회분이 추가로 배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보급이 시작된 이날 캐나다에서는 첫 접종자의 신원을 두고 일부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온타리오주는 토론토의 간호사 퀴댄젠 씨가 첫 접종자라고 밝혔으나 퀘벡주의 레베크 할머니가 그보다 30분 정도 일찍 주사를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jaey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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