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오래 머물러 공간부족…일부 의사 "접종자 확대 불가능"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접종 첫날인 지난 8일 2명이 백신을 맞고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자, 당국이 접종을 마친 이들을 15분간 관찰하라고 의료진에게 지시한 탓이다.
그간 영국은 잉글랜드 지역 50개 거점 병원 등에서 입원 환자만을 대상으로 접종을 진행했다.
잉글랜드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이날부터 의료시설이 몰려 있는 전국 100여 곳으로 공급 지역을 늘리고 접종 대상도 의료진과 80세 이상 노인, 요양원 거주자와 직원 등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접종자를 추가로 관찰하라는 당국의 지시가 나오자 일부 병원은 이런 정부 계획에 참여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접종자들이 더 오래 머무르는 만큼 병원 내 공간이 부족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새 접종자들을 수용하기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NHS 소속 한 전문가는 WSJ에 "15분이 추가된 상황에선 계획한 인원만큼 접종을 진행한다고 보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애당초 화이자의 백신은 접종 그 자체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점도 신속한 배포에 어려움을 준다.
최신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화이자 백신은 생리식염수 주사용제에 희석한 후, 거꾸로 뒤집고 다시 바로 세우는 과정을 10번 거쳐야 접종 가능한 상태가 된다.
이에 따라 접종하는 데에만 8분가량이 걸린다고 WSJ은 설명했다. 일반 독감 백신은 접종 시간이 1분이 채 되지 않는다.
WSJ은 NHS 소속 전문가를 인용해 의사들이 기존 진료에 더해 백신접종을 맡게 돼 연말연시에 업무량이 급격하게 늘 전망이라고 전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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