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조 때 압력 약해지며 퇴적물 축적된 가스 흘러나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달이 바닷물을 밀고 당기는 조수를 통해 북극해 해저의 메탄 방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메탄은 이산화탄소(CO₂)보다 25배나 강한 온실가스로 지목돼 있다.
노르웨이 트롬쇠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과학과 연구원 안드레이아 플라자-파베롤라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해저 1m 이내 퇴적물에 축적된 가스가 물기둥(水柱)의 작은 압력 변화에도 취약해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 때 압력이 약해지면서 많은 양의 메탄가스가 방출된다는 사실을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흐르는 물의 정수압(靜水壓)을 재는 장치인 '피에조미터'를 북극해 해저의 퇴적물에 설치하고 나흘간 장기 측정해 이런 결과를 얻었는데, 북극해에서 이런 현상이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에조미터는 퇴적물 공극(입자 사이 틈) 안 물의 압력과 온도를 측정했으며, 시간별 측정치는 조수의 변화에 따라 바닥 근처에서 오르고 내리는 가스의 존재를 드러냈다.
연구팀이 피에조미터를 설치한 곳은 천연가스가 낮은 온도와 압력에 의해 얼음 형태로 고체화한 가스 하이드레이트 시료가 채취됐던 해역으로 메탄가스 방출은 전혀 보고되지 않았던 곳이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북극해 해저의 메탄가스 방출이 전통적인 음향탐지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보다 더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밝혀주는 것이라면서 "피에조미터와 같은 상주 측정 장비가 설치되지 않았다면 여러 시간의 주기성을 가진 가스 방출을 잡아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북극해의 가스 방출량이 과소평가 됐을 수도 있다면서도 만조가 해저에서 방출되는 가스의 양과 도달할 수 있는 높이를 억제함으로써 가스 방출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논문 공동저자 요첸 크니스 연구원은 "우리가 발견한 것은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큰 의미를 갖고있다"면서 심해에서는 수심이 깊어 작은 압력 변화로 방출된 메탄이 그대로 바닷물에 머물겠지만 수심이 얕은 곳에서 대기로 올라갈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했다.
그는 북극해 수심이 얕은 곳에서 장기간에 걸쳐 같은 방식의 측정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플라자 파베롤라 연구원은 "지구 시스템은 우리가 아직 완전히 해독하지 못한 방식으로 서로 연결돼 있으며, 이번 연구 결과는 북극해에서 그런 상호 연계성을 보여줬다"면서 "달이 조석력으로 해저의 압력과 해류를 변화시켜 메탄 방출에 영향을 주는 것은 흥미로운 결과"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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